주요 4사 작년 영업이익의 절반이...석유화학·윤활유 등 ‘비정유부문’

▲ 국내 정유사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 가운데 절반 이상을 비정유 부문 사업이 차지하는 등 정유업계에 ‘탈(脫)정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전경.

주요 4사 작년 영업이익의 절반이
석유화학·윤활유 등 ‘비정유부문’
시황 변동 큰 정유 의존도 낮추고
사업구조 다변화로 수익 극대화

국내 정유사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 가운데 절반 이상을 비정유 부문 사업이 차지하는 등 정유업계에 ‘탈(脫)정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 등의 대외적 영향을 많이 받는 정유사업을 고수하기 보다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전기차·수소연료차 시대 도래 등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정유사들의 이 같은 사업다각화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 주요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총 7조9489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석유화학과 윤활유 사업 등 비정유 부문은 3조9117억원으로 49.2%를 차지해 절반에 육박한다.

정유업계 선두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3조2243억원을 달성했다. 비정유 부문에서만 2조705억원을 벌어 업계에서 처음으로 2조원대를 돌파하면서 비중이 64%를 기록했다. S-OIL의 경우도 전체 영업이익에서 비정유 부문의 비중이 3년째 절반을 넘어섰다.

정유사들이 비정유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국제유가와 환율에 따라 시황 변동이 큰 정유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사업구조 다변화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인수합병(M&A)과 시설투자를 병합해 비정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저유가 사태의 손실을 경험한 후 화학과 윤활유 사업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11년 이후 비정유 사업에 쏟은 투자금만 10조원 이상이다. 또 지난해엔 SK종합화학이 미국 다우로부터 에틸렌아크릴산(EAA)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하며 고부가포장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S-OIL도 울산 온산공장에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RUC·ODC) 프로젝트가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과 휘발유를 생산하고, 프로필렌을 원료로 하는 폴리프로필렌(PP)과 프로필렌옥사이드(PO) 등 고부가 제품도 하반기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통해 만들어낼 예정이다.

GS칼텍스도 전남 여수 제2공장에 약 2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사업 가운데 하나인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건설키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6년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설립한 현대케미칼에서 혼합자일렌(MX)을 생산하고 있고, OCI와 합작한 현대OCI 카본블랙 공장은 이달 상업가동이 예정돼 있어 비정유 부문 실적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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