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피해로 생산량 감소 불구

서부경남지역은 생산량 증가

가격 작년보다 20%이상 하락

▲ 울산시 북구의 한 부추농가에서 작목반원들이 부추를 수확하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겨울 부추 주산지 울산의 부추농가가 올 겨울 한파에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데다 가격마저 폭락해 시름하고 있다. 안정적인 농가소득원으로 부추가 주목받으면서 서부경남지역의 겨울부추 생산 면적이 크게 늘자 생산량이 30% 이상 늘어 부추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울산시와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가락시장에서 울산부추는 1단(500g) 기준 1100원선에 거래됐다. 지난해 이맘때 1단 기준 1500원 선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25% 가량 하락한 것이다.

보통 부추 수확이 시작되는 11월부터 설 명절 전까지는 수확량이 점차 늘다가 명절 전부터는 소비량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 하지만 올 겨울 수확철에는 지난해 12월 1단에 700~800원까지 급락했고, 1월 계속된 한파로 작황이 나빠지자 1200원선까지 올랐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20% 이상 떨어졌다.

이같은 가격 하락세는 겨울 부추 주산지인 울산과 경주, 포항 등지에서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자 진주·의령·고성 등 서부경남지역 시설채소 재배 농가가운데 부추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면서 부추값 하락을 부채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구 천곡동에서 부추 재배를 하는 한갑생씨는 “울산부추가 그동안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다른 산지와 비교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경쟁력을 유지해왔지만 올해는 다른 산지의 생산량 과잉으로 값이 폭락해 농한마다 올해 농사는 반쯤 포기한 상태”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특히 올해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파가 계속돼 울산도 한낮 기온이 영하권에 머무는 날이 늘면서 지하수로 하우스 난방을 하는 ‘수막재배’ 방식이 대부분인 울산지역 부추 농가는 냉해 피해로 생산량 또한 전년대비 30% 가량 줄었다.

한파로 생산량은 줄고 난방비 등 생산 원가는 오른데다, 타 지역 산지 생산량 증가로 가격은 내림세를 보이면서 울산지역 부추농가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3년째 북구 상안동에서 부추재배를 하는 황성모씨는 “최근 5년 동안 올해만큼 가격 하락폭이 크기는 처음”이라면서 “부추는 초기 시설투자와 매년 농비 투자가 꾸준히 필요한데 올해는 생산량도 줄고 값도 너무 많이 떨어져 농지를 임대해 농사를 짓는 농가는 임대료 맞추기도 어려울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울산은 지난해 전체 부추농가 127농가(125㏊, 4500t) 가운데 60% 가량을 GAP(농산물 우수관리제도) 인증을 완료해 울산부추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지만, 전국적으로 부추 경락가격이 큰폭으로 떨어지면서 덩달아 휘청거렸다.

시 농축산과 관계자는 “최근 다른 시설재배 작물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서부경남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부추로 전환하는 농가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30~40년 이상 꾸준히 부추를 재배한 농가가 많은 울산은 GAP인증 농가를 늘리는 등 앞으로 다른 산지와 비교해 품질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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