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매년 이맘 때 태국에서 열리는 ‘국제아트워크숍’에 참여해 세계 각국의 예술인들과 함께 작업하고 그 결과를 공유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예술은 또 다른 언어다. 이 워크숍에는 태국의 ‘내셔널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기도 하고 혹은 참여 예술가들이 지역의 내셔널 아티스트의 작업실이나 갤러리를 방문해 그들의 예술적 삶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내셔널 아티스트는 태국 작가들이 추천하고 국가가 선정하는 최고로 명예로운 아티스트다. 기본적으로 30~40년 끊임없는 활동을 해야 하며 한 해에 3~4명을 선정한다.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 없으면 아무도 선정하지 않을 때도 있다.

오늘로 세 번째 만나는 내셔널 아티스트 Tawee(Tawee rajaneekorn, 1934~)는 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치다가, 베트남 전쟁때 참전용사가 됐고 적군에 의해 작품이 모두 불태워졌다. 그 후로 그는 작품에서 주로 부패정치나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가 평생 그린 그림들 중 소개를 해 준 한 점의 작품은 ‘Pattayas food menu’(Watercolor on ancient paper/ 76*56cm/ 1999)이다.

▲ Pattayas food menu, Watercolor on ancient paper, 76x56cm, 1999

이 수채화 작품은 몸을 팔았던 태국의 가난한 여자들과 외국인 남자들의 이야기다. 빈부격차라는 사회적 문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 작품에서 작가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몸을 팔았던 여자들의 고귀함을 생각해 경전을 쓰던 종이를 특별히 이어 붙였다.

80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한 달에 30여점의 작업을 하고 있는 그는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열심히… 정말 열심히 작업을 했었다… 라고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는 후배들에게 아티스트로서도 교육자로서도 매우 존경받고 있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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