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해상 민주평통 울산남구협의회장 울산남부경찰서 보안협력위원장

대한민국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줄 평창동계올림픽이 오는 25일까지 92개국 3000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감동의 열전을 치르고 있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서울올림픽(1988년)과 월드컵축구대회(2002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2009년)에 이어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 4대 스포츠 제전(祭典)중 하나로 우리나라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에 이어 다섯번째로 4대 스포츠 제전을 모두 치러 국가의 위상이 한층 격상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직·간접 경제효과 약 65조원, 직접투자·소비효과 21조원에 올림픽 개최 이후 10년동안 관광지 부상과 국가이미지 제고 등으로 약 44조의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이번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면서 온갖 추측이 난무하지만 단절됐던 남북간의 대화통로가 열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올림픽은 다리를 놓을 뿐 결코 벽을 세우지 않는다. 올림픽 정신은 존중과 대화, 이해이며 평창올림픽은 한반도의 더 밝은 미래를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온 국민이 분열과 갈등을 넘어 ‘하나된 열정’으로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그동안 경색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로 당장 군사적 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분위기가 악화돼 있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공공연한 군사적 옵션을 거론했고 북한은 핵실험, 미사일 발사로 강대강 대치국면을 가속시켜 왔으며, 남북과 북미간의 긴장을 빌미로 일본의 우경화와 군사대국화도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절박한 상황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 이외에 별다른 것이 없어 답답한 마음이다. 물론 북한은 절멸시켜야할 대상이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해서 한반도의 평화적 미래를 열어야할 동반자이다. 과거 동독과 서독 통일의 역사에서 보는 것처럼 교류와 협력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베를린 장벽을 사이에 두고 총구를 겨눈 적이었지만 서독은 포기하지 않고 동독과 손을 잡으려 했다. 파시즘과 끔찍한 전쟁을 겪은 땅에서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합의였고 약속의 결과였다.

이렇듯 평창올림픽을 매개로한 남북대화의 진전으로 지속적이고 협력적인 남북관계의 방향을 틀 수 있는 소중한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회기간에 북핵문제에서 특별한 진전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동계올림픽의 성공마저 퇴색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보다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고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흔히 우리가 걸어온 도전과 성취의 과정을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어느 한순간도 우리는 마음 편할 날 없던 치열하고 어려운 여정이었다. 우리나라를 폐허로 뒤집어 놓았던 한국전쟁에서부터 민주화 운동, IMF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굴곡의 험난한 역사 속에서도 “후대에는 밝은 날이 오게 할 것”이라는 꿈을 잃지 않았기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후 새롭게 출범한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기적을 이룬 나라다. 그 저력의 DNA가 우리들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지난 70년 동안 결핍과 모멸의 고통과 싸워가며 이뤄온 대한민국의 성취를 돌아보고, 다듬고 보완할 것은 손질하되 자존감을 놓지 말고 다 함께 도약하는 새로운 꿈을 꾸어야 한다. 그 꿈이 이번 평창올림픽이면 더 좋겠다는 바람이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축제의 장은 무르익고 있다. 이번 평창올림픽이 스포츠의 감동과 더불어 북핵 위기를 한반도에서 걷어냈다는 성과가 있는 대회로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 “혼자 꾸면 꿈이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동계올림픽을 통해 남북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등을 두드려주면서 함께 꿈을 키워 나가는 동반자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최해상 민주평통 울산남구협의회장 울산남부경찰서 보안협력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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