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치료라고 하면 흔히 와이어를 이용해 치아를 이동시키는 치료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는 교정치료의 일부에 불과하다. 치과의사가 개입할 수 있는 교정치료는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성장조절, 치아이동, 그리고 악교정수술이다.
이 중에서 환자와 치과의사가 원할 때면 어느 시기나 개입해 효과를 낼 수 있는 치아이동과 악교정수술과는 달리, 성장조절을 시작할 때는 적당한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즉 환자의 성장이 일어날 때를 전후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
성장조절을 시작할 최적의 시기는 개개인의 성장 패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적당한 시기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얼굴의 성장이 일어나는 시기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성장의 경향을 추적관찰할 필요가 있다.
성장조절을 위한 대표적인 장치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헤드기어와 페이스마스크다. 헤드기어는 상대적으로 위턱이 아래턱보다 많이 자라는 경우에 사용되는 장치다. 이 경우 성장기에 위턱이 아래턱보다 앞으로 더 많이 자라는 것을 잡아주어 성장을 억제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가 잘 시행되면 위턱이 커 보이거나 아래턱이 작아보이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페이스 마스크는 상대적으로 아래턱이 위턱보다 많이 자라는 경우 사용한다. 특히 윗니가 아랫니를 덮지 못하여 거꾸로 물리는 경우 즉시 치료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위턱을 더 잘 자라게 해 주어 거꾸로 물리는 앞니를 수정해 주어야 아래턱만 계속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 밖에 위턱의 좌우 폭이 좁아 어금니가 반대로 물리는 경우는 구개 확장장치를 통해 상악 확장을 시도해야 할 때도 있다.
성장조절의 패턴을 미리 파악하지 못해 적당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아 수준에서의 부정교합이 아니라 골격 수준에서의 부정교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골격적 부조화가 성장조절 없이 양적으로 커진다면, 치아이동을 통한 교정으로 부정교합을 해결할 수 없다. 악교정 수술을 동반한 교정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는 많은 노력과 시간, 비용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서서히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로 교환이 일어나는 혼합치열기 전후로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성장의 정도와 패턴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적당한 시기에 성장조절을 할 수 있다면 후속 교정치료가 조금 더 용이해 질 것이다.
박민형 중앙병원 치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