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발생 행동요령과 응급처치

▲ 오승열 동천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응급실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터트리면 세균감염 위험 높아
유독가스는 젖은수건으로 예방
된장바르기등 민간요법 금물

지난해 12월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사망하고 31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올 1월26일에는 밀양시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39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을 당했다. 또한 최근에는 울산 뉴코아아울렛에서도 불이 나는 등 겨울철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울산 뉴코아아울렛 화재에서는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많은 이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화재발생 시 행동요령과 응급처치를 오승열 동천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알아보았다.

◇낮은 자세로 이동하며

젖은 수건으로 얼굴 감싸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울산에서는 959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39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34억6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화재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내 주변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불이야”라고 크게 외쳐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비상벨을 눌러 119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대피할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을 이용해야 하며, 아래층으로 대피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옥상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다.

연기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젖은 수건으로 입과 얼굴을 감싸고, 낮은 자세로 이동하면 유독가스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 문을 열 때는 손잡이를 먼저 만져보고 뜨겁다면 절대 문을 열어서는 안된다. 밖으로 대피를 했다면 현장에서 떨어져야 하며, 구급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오승열 동천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대피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문틈을 젖은 옷이나 이불로 막은 다음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당황해 다른 대피로를 찾다가 유독가스에 질식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며 “자세는 낮추어야 하며, 짧게 숨을 쉬는 것이 유독가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파트의 경우에는 베란다에 옆 집으로 대피할 수 있는 경량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해당 경로를 활용하면 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상환자는 흐르는 물로 씻겨 열기 제거

화재가 발생하면 여러 가지 부상자가 발생하게 되는데 대부분 유독가스에 질식한 환자와 화상환자다.

유독가스를 흡입한 환자가 호흡이 멈추었다면 인공호흡을 실시해야 한다. 먼저 의식과 호흡을 확인하고, 입에 손가락을 넣어 구토물이나 혈액 등 이물질을 확인하고 제거한다. 다음으로 한쪽 손을 목 밑에 대어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열고 콧구멍을 이마에 댄 손으로 막는다. 환자의 입을 통해 공기를 불어넣는데 저항이 없이 불어넣기가 끝나면 바로 입을 떼고, 환자가 토해내는 호흡이 느껴지면 인공호흡이 원활히 이루어진 것이다. 성인은 5초에 1회, 어린이는 3초에 1회 비율로 계속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화상환자는 피부에서 빨리 열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깨끗한 물로 씻겨주어야 한다. 옷에 불이 붙었거나 열기가 있다면 옷을 제거한다. 또 증기나 액체 등 화상원인과의 접촉을 피하고 시원한 물로 손상부위를 소독한다. 통증이 호전될 때까지 화상부위에 깨끗한 수건을 대고 흐르는 물에 소독하며, 이때 수압이 너무 세면 물집이 변형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옷이나 양말 등을 벗길 때 달라붙어서 안 벗겨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 무리하게 옷을 벗기다가 피부까지 벗겨질 수 있으므로 가위를 이용해 잘라내는 것이 좋다.

오 전문의는 “화상환자는 깨끗한 천이나 붕대로 상처를 가볍게 감싸고 바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화상환자에게 된장바르기 등 민간요법을 하는 것은 세균감염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며 “물집이 잡힌 경우 터트리면 세균감염의 원인이 되니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또 갈증이 있는 환자라도 의사의 허락이 있을 때까지는 물을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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