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처우개선 토론회 마련

▲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20일 울산남구의회 상황실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울산본부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울산지부 등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민노총, 처우개선 토론회 마련
절반이 월소득 150만원 미만
업무특성상 피로·관절염 호소
노동기본권·사회보장 제언도

‘만취 손님의 폭언’ ‘일정한 근로 공간 없이 길거리에서 기약없이 일을 기다려야 하는 노동환경.’

대리운전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밝힌 고충들이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있는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서울과 광주에 조성된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 조성 필요성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울산본부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울산지부는 20일 남구의회 상황실에서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울산지부는 지난해 대리운전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열악한 노동환경을 밝혔다.

지난해 5~11월까지 울산지역 대리운전 종사자(약 2200명 추정) 중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리운전 노동자의 89%는 40~50대였다.

경력으로 보면 6~10년이 37%였고, 10년 이상도 23%에 달했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인해 부업(11%)보다는 전업(89%)으로 대리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이들 중 56%가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근무를, 32%가 10시간 이상 근무를 한다고 응답했으며, 월 평균으로 보면 26일 이상 근무한다는 응답자가 60%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들은 매일 콜 요금에 대한 수수료와 출근비, 프로그램 사용료, 보험료 지급 등으로 비용을 공제 당해 실제 월 평균 소득은 150만원 미만(51%)에서 150만~200만원(40%) 가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취 손님을 상대해야하는데다 만성적인 야간근무와 하루 평균 11㎞ 이상 걸어야하는 업무 특성 상 대부분 스트레스와 만성피로, 관절염을 호소했고, 위장질환과 시력저하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후 토론회를 통해 대리운전 노동자뿐만 아니라 택배·퀵 서비스 등 이동노동자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쉼터 조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서울과 광주 등에는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가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홍영현 전국대리운전노조 울산지부장은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생리적 현상마저도 해결할 방법도 없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대리운전 노동자뿐만 아니라 택배·퀵 서비스 노동자 등 이동노동자들의 휴식과 각종 상담 등이 이뤄지는 쉼터 조성을 통해 처우개선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리운전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및 사회보장을 위한 제언도 이어졌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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