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 딴 활강에서 동메달
22일 복합에서 마지막으로 금메달 재도전

▲ 21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경기에서 미국의 린지 본이 슬로프를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키 여왕’ 린지 본(34·미국)에게 2013년은 잊을 수 없는 최악의 한 해다.

그해 2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도중 슬로프에 강하게 충돌해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와 정강이뼈가 망가졌다.

수술 이후 11월 간신히 슬로프에 복귀했지만, 다시 크게 다쳐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은 집에서 TV로 지켜봤다.

그때를 떠올리며 본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주 종목인 여자 활강에서 우승을 놓치고도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본은 21일 강원도 정선군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열린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월드컵 통산 81승, 그중 활강에서만 42승을 거둔 본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일 수 있다.

본은 2010년 밴쿠버 대회 여자 활강에서 금메달, 슈퍼대회전에서 동메달을 얻었다.

하지만 본은 3위로 시상대에 서서 활짝 웃으며 관중에게 손을 흔들었다. 

숱한 역경을 극복하고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최선을 다한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표정이었다.

이번 시즌 본은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몸을 만들었다.

그래서 시즌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월드컵에서는 2연속 활강 우승을 차지해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주 종목인 슈퍼대회전 공동 6위에 이어 활강 3위로 아직 금메달 소식은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 본에게 남은 종목은 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복합 경기다.

복합은 활강과 회전 경기를 한 차례씩 치러 시간을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본의 복합 경기 우승은 81승 가운데 5승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최근 우승은 6년 전인 2012년 1월이었다.

현실적으로 본이 복합 경기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건 쉽지 않다. 무릎이 좋지 않은 본은 최근 회전 훈련을 거의 소화하지 않았다

본은 “회전 훈련을 통해 눈에 띄게 기량이 향상될 게 아니라 인제 와서 훈련하는 건 의미가 없다. 예전 근육의 기억을 되살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선언한 본에게는 이제 한 번의 무대만이 남았다.

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모두가 내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걸 안다. 그리고 나 자신도 많이 기대한다. 딱 하나 약속할 수 있는 건,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것”이라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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