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88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치러진 평창올림픽은 개최 직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면서 ‘메달권 밖’이라는 용어가 나왔다.

메달 획득이 제일 중요하다는 인식이 말로써 표현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메달보다 더 값진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투지는 가슴 찡한 감동과 기성세대들을 반성하도록 했다.

쇼트트랙 500 미터에서 실격 후 떨리는 목소리로 인터뷰하던 최민정 선수는 1500 미터에서 아무도 따라가지 못할 압도적인 질주로 보란 듯이 시원하게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누구든 나보다 더 열심히 한 선수가 있다면 기꺼이 메달을 내어 놓겠다”던 당찬 젊은이의 노력 결과를 생생히 보여주었다.

윤성빈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하던 스켈레톤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루에 8번의 힘든 주행 훈련을 한 그의 땀이 금메달의 영광을 얻게 하였다.

빙속 여제 이상화 선수가 경기 후 흘린 눈물에서 그가 은퇴를 고민할 만큼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승훈 선수. 10000 미터 경기에 출전해 4위로 아쉬움이 있었으나 30세 나이에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스케이트 장거리 부분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그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고마움마저 느끼게 했다. 남자추월에서 경기전후 후배 선수들을 경기장에서 챙기고 이끌어가는 모습이 자주 카메라에 잡히며 맏형으로서의 든든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추월팀의 정재원과는 13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경기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서로 속도를 맞추며 당겨주고 밀어주는 ‘톱니바퀴 같은’ ‘환상적인’ 팀워크로 표현될 만큼 이승훈의 존재는 컸다고 평가한다. 또 남자 쇼트트랙에서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나서 완주한 서이라 선수의 값진 동메달과 여자 컬링의 이변, 우리나라 피겨사상 최초로 프리댄스에 출전한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의 아리랑 무대 등 모두 감동의 순간들이었다.

불안과 우려 속에 시작되었던 평창 올림픽도 25일이면 끝난다. 멋진 경기도 있었고 아쉬움이 남는 경기도 있었다.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이 있었으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수고한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덕분에 평창올림픽은 아름다운 마무리로 가고 있다.

전체 순위와 ‘메달’과 ‘메달권 밖’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는 축하를 보내고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메달만큼 값진 노력에 격려의 인사를 전하자. 이제는 최선을 다한 그들에게 아낌없는 칭찬의 박수만 보낼 일이다.

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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