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는' 태자당세력,기소된 덩샤오핑 외손녀 사위 입에 운명걸려

▲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로이터=연합뉴스]
▲ 베이징의 안방보험그룹 본사[EPA=연합뉴스]

중국 당국의 안방(安邦)보험 경영권 접수와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의 기소로 혁명원로 자제 그룹인 태자당(太子黨) 세력이 떨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 등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인 우 회장이 여러 혁명원로 가족들과 교류를 갖고 이들의 돈줄 역할을 해왔던 정황을 잡고 조사 중이라고 24일 보도했다.

현재 우 회장은 상하이에서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중신망은 상하이시 인민검찰원 제1분원이 우 회장을 자금모집 사기와 배임횡령 두가지 혐의를 적용해 상하이시 제1중급인민법원에 기소했다고 전했다.
우 회장은 덩샤오핑의 차녀 덩난(鄧楠)의 딸인 덩줘루이(鄧卓芮)의 남편으로 자신의 혼맥을 활용해 훙얼다이(紅二代·혁명원로의 2세) 그룹과 교분을 갖고 이 같은 '관시'(關係)를 사업확대의 수단으로 활용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우 회장은 이중에서도 신중국 개국원수중 한명인 천이(陳毅) 전 부총리의 아들 천샤오루(陳小魯)를 동업자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천샤오루가 의혹을 부인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3개 회사를 통해 안방보험의 지분 51%를 보유한 실제 소유주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아울러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아들 주윈라이(朱雲來)도 초기 안방보험 이사진의 한명이었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번 안방보험 사태가 훙얼다이 그룹을 위협하려는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안방보험의 위탁경영을 통해 훙얼다이 세력의 돈줄을 끊음으로써 이들이 재력을 이용해 시 주석에게 정치적으로 대항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훙얼다이 주변에 형성된 이익집단, 금융계와 산업계의 과두세력도 큰 위협을 받았을 것"이라며 "자신도 훙얼다이의 일원인 시 주석은 그간 줄곧 훙얼다이 그룹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내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당정 책임자 인선을 둘러싼 정치적 힘겨루기가 진행되면서 시 주석은 '안방 사태'를 통해 잠재적 정적들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안방 사태'가 금융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고 금융 질서를 정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는 지난해 6월 안방보험에 검사팀을 파견, 조사를 벌여 다수의 법규 위반 행위를 발견했으며 이 문제가 회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방보험 경영권을 접수한 위탁경영팀은 보감회와 인민은행,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외환관리국 등 당국자들로 구성됐으며 인터넷금융협회 부회장인 허샤오펑(何肖鋒) 보감회 발전개혁부 부주임이 팀장을 맡고 있다.

보감회는 "이번 위탁경영은 안방보험의 대외 채권채무 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위탁경영 기간에 회사의 정상경영을 유지시키고 적극적으로 우량 자본을 유치해 소유구조를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감회는 특히 "안방보험의 민영기업 성격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이번 경영권 접수가 국유화 조치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사평론가 천제런(陳杰人)은 "안방의 성장이 훙얼다이의 자원 및 정책들과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안방의 불확실한 소유구조나 자금대출 문제는 훙얼다이 배경이 없었더라도 모두 처벌받았을 대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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