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상양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30년에 20%로 확대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3020이행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는 태양광 및 풍력 중심으로 확충하여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2017년 15.1GW에서 2030년 63.8GW로 약 4.2배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도 지난해 12월에 ‘친환경 에너지 허브도시 울산’ 비전을 발표하고 재생에너지발전량을 2030년까지 4배로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17년 세계에너지수요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까지 석탄, 석유의 수요 증가 기여도는 감소한 반면 재생에너지는 미래 에너지수요 증가의 40%를 담당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파리협정에 따른 신기후 체제에 따라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BAU) 대비 37%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수단 중 하나는 ‘재생에너지 보급’이다. 이러한 재생에너지는 지역 분산형이기 때문에 설치개소가 많으며, 에너지 밀도가 낮아 토지 등 지역자원을 상대적으로 크게 점유한다. 또한 간헐성과 계통 연계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다.

화석연료는 사용하면 온실가스나 미세먼지를 발생하고 소멸되지만 햇빛과 바람은 친환경이며 고갈되지 않고 지속된다. 재생에너지는 기존의 대규모 화석연료 발전과는 다르게 접근해야한다. 지금까지의 단방향 중앙 집중식과 다른 새로운 분산형 에너지체계 구축과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응한 방안 구축이 필요하다. 유럽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실시간 거래 시장, 발전량 예측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기상조건, 수요규모 등에 연계하여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 ICT 신기술을 적용하여 마이크로 그리드 등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시스템적으로 통합 운영되어야 한다.

둘째, 전력거래시장의 다양화를 신속히 과감하게 추진해야한다. 생산한 전기의 손쉬운 판매, 다양한 요금체계 등을 통해 참여자들이 비즈니스모델을 설계하여 이익을 창출하게 해야 한다.

한국전력공사가 송배전과 판매를 전담하여 발전회사 등이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를 통하여 구입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현행 체제와 요금 종류를 다양화해야한다.

에너지 소비자가 수동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던 형태에서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 판매, 저장 등을 능동적으로 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에너지 프로슈머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시장 기반을 재구축해야 한다.

셋째, 재생에너지 보급에는 투자가 수반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에너지 가격체계가 필요하다. 태양광,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단가는 상당히 하락 하였으나, 일부 화석연료보다는 여전히 비싸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어느 정도 부담하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매우 시급하다. 에너지 가격체계의 뒷받침없이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확대를 기대할 수 없다.

끝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은 에너지 분권화와 연계하여 지자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중앙정부는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실천계획은 지자체 특성에 맞게 수립하고 실행해야한다. 재생에너지 보급의 핵심요소인 입지, 수용성, 주민 참여문제는 지자체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있다고 본다. 지역특성에 맞게 유휴부지나 건물 지붕, 폐도로 등에 소규모 시설을 우선적으로 설치할 것을 권고한다. 내 집과 우리 공장에 설치된 재생에너지 설비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여 사회적 수용성을 증가시킬 것이다.

지난해 우리는 원유 등 주요 에너지자원 수입에 전체 수입금액의 23%인 1082억불을 지불하였다. 설치하면 거의 공짜인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 에너지수입액을 줄일 수 있고 에너지자립율도 높일 수 있다. 세계는 이미 친환경에너지로 방향을 선회한지 오래다. 최근 전 세계의 신규 발전설비 중 절반 이상이 재생에너지 설비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재생에너지 보급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신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에너지전환 정책과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우리의 힘을 모아야한다.

노상양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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