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에 소홀한 경찰 상대로
엄마 밀드레드의 사투 담아
블랙코미디…내달 15일 개봉

미국 미주리주의 한 마을.

7개월 전 딸을 끔찍하게 잃은 엄마 밀드레드(프랜시스 맥도먼드 분)는 마을 외곽에 버려져 있다시피 한 3개의 대형 광고판을 임대해 이런 문구를 게시한다.

“내 딸이 강간당하며 죽었다” “아직도 범인을 못 잡은 거야”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월러비(경찰서장)?”

범인을 잡지 못한 채 딸의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사그라들자 경찰을 상대로 도발한 감행한 것이다. 이 광고판은 언론의 조명을 받게 되고, 마을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던 경찰서장 월러비(우디 해럴슨)와 그의 부하 딕슨(샘 록웰)은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엄마의 슬픔에 공감했던 마을 사람들도 “이건 좀 심했다”며 일제히 밀드레드에게서 등을 돌린다. 경찰은 밀드레드가 광고 문구를 내리도록 온갖 치사한 방법을 동원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였지만, 밀드레드의 신념과 의지는 더욱 단단해진다.

영화 ‘쓰리 빌보드(사진)’는 딸을 잃은 엄마가 범인 추적에 소홀히 하는 경찰을 상대로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언뜻 복수극이나 추적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장르는 아이러니하게도 블랙 코미디다. 극 기저에 깔린 정서는 깊은 슬픔이지만, 상황과 대사가 주는 웃음이 곳곳에 배치돼있다.

영화는 밀드레드를 중심으로 전반에는 월러비와의 대립, 후반에는 딕슨과 대립 구도로 이뤄져 있다. 또 그사이 사이에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예측불허의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입체적이고 복합적이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 누구를 일방적으로 응원하기도, 미워하기도 어렵다.

영화는 다양한 인간군상과 함께 무능한 공권력은 물론 인종차별과 폭력,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편견, 심지어 성직자의 성 추문까지 미국 사회 전반의 문제점을 짚는다.

밀드레드는 “경찰이 흑인을 고문하느라 딸의 범인을 쫓을 시간이 없다”고 비꼰다. 가볍게 훑고 지나가는 듯 보이지만, 문제의식은 절대 가볍지 않다. 3월15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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