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오달수가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으나 여론은 오히려 더 차갑게 식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배우 오달수가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오달수는 28일 소속사인 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사과문을 공개하고 “최근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모두 내 잘못이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SNS를 통해 한 익명의 네티즌은 오달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오달수 측은 26일 소속사를 통해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30년 전, 20대 초반을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봐도 그런 행동은 한 적이 없다”고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오달수의 해명에 오히려 폭로는 이어졌다. 연극배우 엄지영 씨가 27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자신 역시 오달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 

엄지영 씨는 “이름과 얼굴을 공개 안 하면 내 폭로 역시 없었던 일이 될 것 같았다”고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며 폭로한 이유를 밝혔다.

엄지영 씨가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오달수의 성추행을 증언하자 오달수는 자필사과문을 발표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리고 28일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공개했다.

오달수는 이날 공개한 사과문에서 배우 엄지영 씨를 언급하며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배우님이 용기내 TV에 나오게 한 것 죄송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 주시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저에게 주는 준엄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겠다. 부디 마음 풀고 건강하십시오”라고 전했다.

또 가장 먼저 성추문을 폭로한 A씨 역시 언급했다.

오달수는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다면 25년전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점이든 상처를 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금방은 힘들겠지만 상처가 아물길 바란다”며 “A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면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오달수는 마지막으로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마지막으로 제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다. 또 제 행동으로 2차, 3차 피해를 겪고 겪게 될 모든 분들게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달수의 사과문 공개 직후 여론은 더욱 차갑게 식고 있다.

오달수가 앞서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 부인하다가 피해자가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면서까지 폭로하자 입장을 바꾼 점과 사과문에서도 여전히 자기 변명이 더 많다는 점에서 진실성 논란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네티즌들은 가해자의 사과보다는 가해자가 처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네티즌은 “사과와 변명은 필요없다. 성폭력은 엄연한 범죄고 가해자가 처벌 받음으로서 사회에 성폭력이 시시껄렁한 실수 정도가 아니라 범죄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들 역시 “가해자의 변명 필요없고 감옥 가시길”, “대체 왜 자숙한다는거야? 그냥 감옥이나 가”, “배우들 사과문 쓰고 머리 좀 낮추고 있다 은근슬쩍 돌아올 거 잖아”, “돌아오지 못하게 영영 퇴출 시키는 방안 마련해야함”, “성추행은 범죄이고 그만큼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 “어째 성추행 가해자 남배우들 변명 하나같이 다 비슷하냐” 등 성폭력 가해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디지털뉴스부

 

<배우 오달수 공식입장 전문>

 

오달수입니다

최근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을 다해 사과 드립니다.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견뎌내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입장이 늦어진 것에 대하여 엄청난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깊고 쓰린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 대한 기억이 솔직히 선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 바로 모를 수 있냐는 질타가 무섭고 두려웠지만 솔직한 저의 상태였습니다. 이점 깊이 참회합니다.

댓글과 보도를 보고 다시 기억을 떠 올리고, 댓글을 읽어보고 주변에 그 시절 지인들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의 내용과 제 기억이 조금 다른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확인하고 싶었고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했습니다. 당시 이러한 심정을 올리지 못하고 그저 그런 적이 결코 없다고 입장을 밝힌 점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

 

#A님에게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다면 그 사람은 굉장히 소심했고 자의식도 강했고 무척이나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글 쓰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 희곡이나 소설을 써보라고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미 덫에 걸린 짐승처럼 팔도 잘렸고, 다리고 잘렸고, 정신도 많이 피폐해졌습니다.

감당하겠습니다.

행운과 명성은 한 순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세상 이치는 알고 있습니다.

25년전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점이든 제가 상처를 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 드리겠습니다. 상처를 안고 살아온 것에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 무겁습니다. 금방은 힘들겠지만 그 상처 아물길 바랍니다. 그리고 A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면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엄지영배우님께

저로 인해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배우님이 용기 내어 TV에 나오게 한 것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 주시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합니다. 그러나 저에게 주는 준엄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부디 마음 풀어주시고 건강하십시오.

지금껏 살아온 제 삶을 더 깊이 돌아보겠습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제 행동으로 인해 2차 3차로 피해를 겪고, 겪게 될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 드립니다. 그 동안 제가 받기 과분할 정도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습니다.

다시 한번 거듭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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