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늘고 부실 줄어…인력 감축에 1인당 생산성 4.5배↑
자산규모, 부실채권비율, BIS비율 등 경영지표 일제히 개선

우리나라 은행들이 지난해 11조원 넘는 순이익을 냈다. 2011년(14조5천억원)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특수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11조2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6년 순이익은 2조5천억원이었다. 1년 새 순이익 규모가 약 4.5배로 커진 것이다. 인터넷은행 2개가 지난해 출범했지만, 이들은 2천억원 적자였다.

금리가 오르고 부실이 줄어든 게 순이익 급증 요인이었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늘었고, 부실 감소로 대손충당금을 덜 쌓은 것이다.

대출금리는 예금금리보다 높다. 그 격차가 커져 순이자마진(NIM)이 1.55%에서 1.63%로 상승했다. 결국 이자이익이 37조3천억원으로 2조9천억원(8.5%) 증가했다.

금감원 오승원 부원장보는 다만 “국내 은행들의 NIM은 미국 상업은행들(3.19%)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지나치지는 않다고 강조한 것이다.

은행들의 대손비용은 7조2천억원으로 2016년보다 5조5천억원(43.9%) 감소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일단락돼 산업·수출입 등 특수은행들의 대손비용이 5조2천억원 줄었다.

금리는 앞으로도 상승세가 예상된다. 따라서 “이자이익 확대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 개선 추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오 부원장보는 전망했다.

은행들의 총자산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2천363조5천억원이다. 2016년 말보다 95조4천억원(4.2%) 증가했다. 증가율은 2016년(4.8%)보다 조금 둔화했다.

원화대출 잔액이 1천508조원으로 80조9천억원(5.7%) 늘었다. 가계대출은 660조4천억원으로 7.1% 증가했다. 증가율은 2016년(9.6%)보다 낮아졌다. 대기업대출은 2.6% 줄었고, 중소기업대출은 7.4% 늘었다.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실채권비율은 1.18%로 2016년 말보다 0.24%포인트(p) 하락, 2015년 이후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부실채권비율은 고정이하여신을 총여신으로 나눈 값이다.

자본적정성 측면에서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15.21%), 기본자본비율(13.09%), 보통주자본비율(12.53%)이 각각 0.40%p, 0.59%p, 0.53%p 높아졌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과 전북은행을 제외하면 은행들의 총자본 기준 BIS 비율이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13.5% 이상)을 웃돌았다.

순이익 규모를 총자산과 비교한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8%, 자기자본과 비교한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00%로 각각 0.37%p와 4.63%p 상승했다.

은행 임직원들의 1인당 순이익은 1억1천만원으로, 2016년(2천만원) 대비 4.5배 늘었다. 순이익이 늘어난 반면, 대규모 명예퇴직에 총 임직원이 11만1천명으로 4천명 감소한 결과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 성과급을 대거 지급했다. 금감원 이진석 은행감독국장은 “성과급 지급 규모가 은행 전체적으로 2016년보다 2배쯤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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