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 있어 풍화작용 겪지않아
날카로운 눈매·입술등 원형보존
문화재청, 바로 세워 복구키로

▲ 2007년 5월 말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엎어진 채 땅을 보고 있는 자세로 발견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마애불상이 곧 제 모습을 찾게된다. 연합뉴스

천 년 넘게 엎어진 채 땅을 보고 있는 경주 남산 열암곡(列岩谷) 통일신라 마애불상이 곧 제 모습을 찾게된다.

남산 열암곡 마애불은 지난 2007년 5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열암곡 석불좌상(경북유형문화재 제113호) 일대를 조사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석불좌상은 앞으로 고꾸라져 있는 자세였다. 석불의 오뚝한 콧날과 그 아래쪽 딱딱한 바위 표면과의 간격은 불과 5㎝에 불과 해 큰 화제를 모았다. 제작시기가 8~9세기 추정되는 이 마애불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460㎝, 발 아래 연화 대좌가 100㎝이며, 전체 높이가 560㎝에 이를 만큼 거대하다. 총 무게는 70~8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주 열암곡 마애불. 연합뉴스

이 불상이 약 40도 경사로 고꾸라진 정확한 이유는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엎어진 덕분에 풍화 작용을 거의 겪지 않아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볼륨 있는 얼굴과 날카로운 눈매, 도톰한 입술, 좌우로 벌어진 발이 특징으로 꼽힌다.

남산 열암곡 마애불은 존재가 확인된 뒤부터 얼굴을 드러내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워낙 무거워서 불상을 세우는 입불(入佛)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90도로 돌려 와불(臥佛) 형태로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 엎어져 있는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이에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15년 마애불 현황과 보존처리 결과 등을 담은 정비보고서를 발간했고, 경주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입불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맡겼다. 당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전통적인 공법으로는 입불이 어렵고, 지반을 보강한 뒤 호이스트 크레인이라는 장비를 이용하면 마애불을 세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호이스트 크레인으로 입불을 하기 전 안전성을 파악하기 위해 모형실험을 해야 하나, 예산 24억원이 필요해 일단 불상에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쪽으로 전문가 의견이 모인 상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8월 연구결과가 마무리되면, 명확한 보존안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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