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기왕 울산시평생교육진흥원 부원장 교육학 박사

저출산·고령화·저성장으로 2040년에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30% 가량은 1995년 대비 인구가 절반으로 떨어져 사실상 기능상실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보고서가 있다. 울산도 120만을 정점으로 지속되는 인구 감축이 예사롭지 않다. 울산의 인구감소는 최근 조선 경기의 불황 등과 같은 경제적 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적인 것으로도 이해될 수 있으나 이 현상은 일정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 해법도 단기적인 것 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

지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의 하나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이 지방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으로 추진되었다. 이 정책의 기본 취지는 지방대학 경쟁력을 강화해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인재가 지역에 정주하는 환경을 조성해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지원 추진실적 점검단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울산의 현황을 살필 기회가 있었다. 지방대학, 지역인재, 지역사회의 3가지 측면에서 추진사업에 대한 점검을 하는 자리였다. 울산은 대부분의 지표에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표에서 드러나지 않은 것을 중심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지역인재 우선채용과 관련해서 울산의 혁신도시 이전 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이 가장 낮았다. 4.62%로 23.24%의 경북에 비해서 큰 차이를 보였고 인근 부산의 15.5%과 비교해도 크게 낮았다. 이러한 원인은 좀 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우선 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의 직무와 우리지역 대학의 전공과의 인력 수급의 불균형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인재채용에 대한 정보가 지역대학에 잘 전달되지 않는 것도 원인 중의 하나로 지적된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의 지역인재 우선 채용이 2013년에 혁신도시법에 명시되었으나 권고조항에 불과하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일 수 있지만 법 개정 전이라도 대학, 기관, 지자체간의 지역인재 채용과 관련한 협력체계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두 번째로 울산은 지역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인재양성이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되는 곳으로 취업률도 타 지역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특히 조선과 자동차와 연계된 산업수요에 맞춘 교육체제는 타 지역의 모범이 되는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지역산업과 연계한 대학의 산학협력이 대부분 실무인재양성 교육으로 대학이 단기적인 인재양성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의 인재 양성과 산업과의 협력방식을 울산의 산업, 특히 미래 산업과 연관된 원천 기술의 확보와 이를 바탕으로 지역산업과 연계하는 산학협력 방식으로의 질적인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방대학 및 지역인재 육성의 또 하나의 중요한 측면으로 제시되고 있는 지역 정주를 위한 문화예술·학습·행정여건 개선 측면이다. 울산은 시립미술관 및 시립도서관 건립 등으로 지역 인재의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울산의 부족한 문화 인프라를 보완하는 데 큰 의미가 있지만 대학과 인재의 주축인 청년들의 측면에서는 아직도 미흡하다. 청년들의 문화와 삶의 질의 관점에서 평생교육에 대한 지원과 그들의 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거점 지역 육성 등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지방대학 및 지역인재 육성정책은 인재와 자본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막고 지역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정책이다. 지금은 자연적인 인구 증가가 멈춘 상태로 지역 간 인구 이동에 의한 인구 변화가 심화되고 있고 수도권과 지방이 그 경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불모지 땅에 산업단지를 건설하면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여드는 방식은 한계에 도달했다. 인구는 그렇게 자연스레 늘지 않고 이제 어느 도시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에 의해 인구가 이동되는 형태로 도시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울산이 수도권과의 그 경쟁에서 승리하기를 고대한다.

신기왕 울산시평생교육진흥원 부원장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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