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비서 성폭행 파문

▲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자신의 공보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온 지난 5일 추미애 대표가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 결과를 브리핑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잠룡의 최악 성추문
당윤리심판원 제명 결정
安 공개사과·도지사 사퇴
충남지사 예비후보들 타격
박수현 선거일정 전면중단

안희정(사진)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특히 유력한 차기 잠룡으로 꼽히던 인사가 하루아침에 최악의 성추문에 휘말리며 말 그대로 핵폭탄급 초대형 악재에 맞닥뜨린 더불어민주당은 안 전 지사에 대한 제명 및 출당 절차를 밟으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안 전 지사는 이날 도지사직에서 사퇴하고 정치활동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지사는 6일 새벽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받았을 김지은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출당 및 제명조치에 이어 6일엔 자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이었던 안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 안희정(사진) 전 충남지사

특히 당내에선 6·13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터진 이번 초대형 악재가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기류다. 일각에선 여권의 지지율 고공행진 속에 내심 기대했던 지방선거 승리 목표가 다소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안 지사에 대한 제명 및 출당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 민주당은 6일 오전에 잡힌 공식 회의 일정을 취소하고 원내 지도부만 모여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이날 당 윤리심판원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안 전 지사의 제명을 결정했다. 무엇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함으로써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른 안 전 지사가 성폭행으로 형사처벌에 직면한 사건 자체에 말문이 막힌 분위기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고질적인 한국사회의 병폐가 정치적 상징성이 큰 안 전 지사를 통해 드러나 당혹스럽다. 일단 선거에 미칠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사건은 당장 당내 경선판에 영향을 끼치는 분위기다. 특히 충남지사에 도전하는 예비후보들이 입은 타격이 만만찮아 보인다.

포스트 안희정을 자처한 당 예비후보들이 그동안 대체로 안 전 지사의 성과를 치켜세우며 계승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 왔기 때문이다. 충남지사에 도전장을 내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선거일정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여기다 당내 경선 주자 가운데 크고 작은 구설에 오른 예비후보들도 있어 자칫 야당의 공세가 충남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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