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구청 옆 ‘갤러리 밥집’. 소나무 작가 김상원 작가가 지인의 식당에서 1년 간 상설전을 펼치기로 했다. 30호부터 100호까지 약 30점의 그림을 1년 내내 감상할 수 있다.

생생한 소나무 그림으로 유명
작품 돋보이는 갤러리 벗어나
지인이 새로 연 식당서 상설전
“대중과 좀 더 편안한 공간서
내 작품세계 공유하고 싶어”

서양화가 김상원 작가는 소나무 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소나무 그림은 200~300호 크기의 대작이다. 규모만으로도 만만찮은 작업이지만 그는 꼭 울창한 솔숲을 찾아가 비바람을 맞으며 현장사생을 고집한다. 감정이 살아있는 그림을 모토로 자연의 풍광을 최대한 실감나게 담아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대단한 자존감의 김 작가가 특별한 개인전을 시작했다. ‘특별함’의 이유는 전시 장소다.

미술품은 조명빛이 환한 단색 벽면을 배경으로 할 때 가장 빛난다. 하지만 김 작가는 최적화 된 실내 갤러리를 마다하고 울산시 남구 달동(남구청 옆)의 일반 식당을 개인전 장소로 선택했다. 이 식당은 기존의 공간을 리모델링 해 얼마 전 새롭게 영업을 시작했다. 바뀐 간판 이름은 ‘갤러리 밥집’이다. 점심과 저녁 등 밥을 먹는 그 곳에서 사람들은 김 작가의 소나무와 들꽃천지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의도하지 않은 곳, 식당 안에서 전문 갤러리를 찾아가야 볼 수 있는 유명작가의 대작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작가는 “‘값비싸고 고귀한 미술품’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산뜻하고 경쾌하게, 그리고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서고 싶었다”며 “마땅한 생활공간을 찾다가 리모델링하는 지인의 식당에서 1년 정도 상설전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편안한 공간에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공유하고자 하는 바람이 컸기 때문이다.

▲ 김상원 작가가 작품전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식당대표는 젊은 시절, 김 작가와 함께 충북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던 이상진씨다. 그는 최근 야음중학교를 끝으로 한평생 이어오던 교편생활을 마무리했다. 이씨는 “김 작가의 작품을 염두에 두고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먹는 즐거움과 보는 감동으로 기쁨이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인식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의 작품은 ‘갤러리 밥집’ 이외에도 울주군 두동면 은편리의 코코모카커피숍과 들향기식당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

한편 김 작가는 카페와 식당에서 마련하는 상설전과 함께 전문 전시공간에서의 전시도 함께 진행한다. 오는 14일부터는 서울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타이틀은 ‘김상원 대작전’. 식지않은 열정으로 작업에 매진하는 작가의 근성이 대작전을 통해 또다시 입증된다. 4~5m 이상의 대작으로만 15점이 소개되며 전시일정은 19일까지다.

울산출신인 김상원(60) 작가는 충북대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총 17회의 대규모 개인전을 치렀고 국제아트페어, 한국화랑미술제, 서울오픈아트페어 등에 참여했다.

홍영진기자 thin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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