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데시앙 2·3단지 주민 악순환에 고통 호소

▲ 울산 울주군청사 앞에 위치한 근린생활시설 부지의 먼지와 토사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문수데시앙 2·3단지 주민 악순환에 고통 호소
울주군 “민간 매각한 부지…공사 독촉 어려워”
한전에 조속 전기공급 요청·잔디심기 등 추진

울산 울주군청 앞에 위치한 문수데시앙 주민들이 아파트 앞 근린생활시설 부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먼지가 날리고, 반대로 비가 오면 토사가 유출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일반에 분양된 탓에 공사를 독촉할 수도 없어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8일 군청 앞 근린생활시설 부지는 전날부터 내린 비로 곳곳에 웅덩이가 생겨 있었다. 흙을 제대로 다지지 않아 발이 푹푹 빠지는 곳도 있었고, 문수데시앙 아파트와 인접한 5블록 경사지 일부에서는 토사가 도로로 흘러내린 흔적도 발견됐다. 군청은 전날 업체를 동원해 도로를 뒤덮은 토사를 제거하기도 했다.

문수데시앙 주민들은 근린생활시설 부지 조성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산을 깎아 평지를 조성하면서 먼지가 발생하고, 비가 오면 토사가 흘러내려 단지 진입로가 흙 웅덩이가 된다는 것이다.

근린생활시설 부지가 조성·준공된 후에도 공터로 남아 있어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아파트 주민 유재관씨는 “2·3단지 일부 가구는 근생시설 부지보다 위치가 낮아 바람이 불 경우 문을 제대로 열 수 없는 상태”라며 “특히 비가 오면 부지에서 흘러내린 토사들이 빗물과 섞여 아파트 진입 도로로 밀려오는 통에 도로를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호소했다.

주민 걱정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해당 부지에 하루빨리 건물이 들어서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군이 지난해 9월 입찰을 통해 부지 대부분을 민간에 매각해 소유권이 이전됐기 때문이다. 군청 소유일 경우 빠른 착공 시기에 대한 협의가 가능하지만 소유권이 민간으로 넘어간 만큼 공사 재촉이 어려운 현실이다.

울주보훈회관 등 부지 내에 들어설 공공기관은 빠르면 연말께 준공 예정이지만 아파트와 인접한 5블록 등 민간 매각부지는 언제 공사에 들어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부지 내 전기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것도 착공이 늦어지는 이유다. 전선 지중화 관로 설치 공사는 완료됐지만 아직 전선이 투입되지 않아 9월께는 돼야 전기가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부지 내에서 건물을 짓고 있는 한 업체는 전기 공급이 안 돼 발전기를 동원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되더라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만큼 입주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군은 우선 날씨가 따뜻해지면 잔디를 심어 먼지 날림을 막고 배수로도 정비해 토사 유출을 막기로 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이미 민간에 매각된 부지라 사업을 독촉할 수도 없어 답답한 실정”이라며 “한전에 협조공문을 발송해 조속한 전기 공급을 요구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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