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 사퇴선언 첫 사례…“사퇴하는 게 명예 지키는 일”
피해 여성 “2008년 노래주점서 키스 등 성추행 당해”

▲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10일 자신을 겨냥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나오자 의원직에서 전격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10일 자신을 겨냥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나오자 즉각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 의원은 이날 오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이에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사업가로 알려진 한 여성은 이날 한 매체를 통해 2008년 5월께 한 노래주점에서 민 의원이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민 의원이 블루스를 추자고 해서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응했는데 갑자기 키스를 했다”며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할 줄을 모르고 가만히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을 수습한 뒤 귀가하며 살펴보니 (내) 바지의 지퍼가 열려 있었다”며 “일방적이고 기습적이고 너무 기가 막혔다. 박차고 나가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던 나 자신에게 화가 났었다”고 털어놨다.

이는 현역의원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첫 미투 폭로로, 현역의원이 미투 폭로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민 의원은 “그분이 상처를 받았다면 경우가 어찌 되었든 죄송한 마음”이라며 “그분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하지만 저는 문제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며 피해자가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민 의원은 “11년 전 히말라야에서 트래킹을 하다 우연히 그분을 만났다”며 “이후 여의도 지인들과 일자리 문제로 만나러 가는 길에 그분의 인터넷신문 창간 제안이 생각나 동석하면 그분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그래서 함께 식사했는데 그분에 따르면 그 이후에 내가 노래방에 가자는 제안을 했고, 신체적인 접촉이 있었다고 한다”며 “이후에도 내가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나는 인터넷신문 창간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해서 전화를 했을 뿐이다. 그 이후 그분과 더 이상의 교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의원직을 내려놓는 이유에 대해 “사퇴를 하는 게 명예를 지키는 일”이라며 “사실관계는 사실관계대로 계속 따져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투 운동은 계속 지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폭로는 미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17대 국회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3선 의원으로, 오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투 폭로에 따른 의원직 사퇴로 자연스럽게 서울시장 경선 출마도 포기하게 됐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