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에 氣를 불어넣자…작지만 강한 울산의 강소기업 - (1) 레베산업

▲ 레베산업 이상수(가운데)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울주군 웅촌면 검단리 본사 사무실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조선과 자동차 등 울산의 주력산업이 수년전부터 침체를 겪으면서 지역 중소기업들은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중소기업은 산업도시 울산의 뿌리이자 경제 생태계 근간으로 중소기업이 살아야 울산 경제도 산다. 본보는 어려운 시기 지역 중소기업들 가운데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강소기업을 발굴, 기업의 성공스토리를 연재한다.

산업용 필터·여과장치
수입·제조·판매 업체
매출액 5% R&D에 투자
직원 41명 평균 근속 10년
매년 1~2명 꾸준히 채용
기숙사에 학자금도 제공

◇매출액 5% R&D 투자…채용도 꾸준

지난 7일 찾은 울산 울주군 웅촌면 곡천검단로에 위치한 레베산업. 4200㎡(약 1270평) 규모의 대지에 5개동의 작은 공장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었고, 1층에 공장을 겸한 2층짜리 건물 본사사무실로 들어서자 입구 한 켠에 전시된 각종 상패와 표창장, 지정패 등이 눈에 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울산시가 매년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정하는 ‘글로벌스타벤처기업’ 지정패가 눈에 띄었다.

이상수 대표이사는 “2014년에 처음 선정되고 나서 2016년까지 3년 연속 선정됐는데 해마다 선정되다보니까 시에서 2016년을 끝으로 이제는 ‘졸업’을 시켰다”고 말했다. 3년 연속 선정된 기업은 레베산업을 포함해 몇 곳 되지 않는다.

산업용 필터와 여과기장치를 수입, 제조, 판매하는 레베산업은 지난 1995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23주년을 맞는다. 전체 직원수가 41명에 불과한 작은 회사지만 국내외 거래처만 1000곳이 넘는다. 2016년 매출액이 106억원에 연평균 100만달러 가량을 해외로 수출하는 수출기업이다.

특히 이 회사는 2009년에 본사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자체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한 뒤 매년 매출액의 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기술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 동안 출원한 각종 특허와 실용신안등록, 디자인등록 등은 10건이 넘는다.

 

◇가족같은 회사…직원들과 함께 성장

이 회사의 특징은 여느 중소기업과는 달리 장기근속자가 많다는 것이다. 회사 역사는 20년이 조금 넘으나 직원들 평균 근속년수는 10년 정도에 이를 만큼 길다. 이는 그 만큼 임직원들에 대한 복지가 타 기업에 비해 우수하거나 가족 같은 문화를 갖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대표는 “여직원이 총 3명 있는데 그 중 회계·경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올해 13년째 장기근속 하고 있다”며 “ERP 등 전산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어 집에서도 근무가 가능해 부득이 일이 있을 경우 재택근무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작은 회사임에도 자체 식당 겸 휴게실과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고, 직원들에게 기숙사와 통근버스, 학자금 등을 제공하고 있다.

채용도 꾸준히 하고 있다. 매년 최소 1~2명을 신규로 채용하는 등 전체 직원의 40%가 20~30대 젊은층일 정도로 젊은 회사다. 무엇보다 젊은 회사답게 직원들간의 소통이나 내부 결정도 ‘네이버 밴드’ 등 SNS를 적극 활용하며 요즘 시대에 부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레베산업이 지향하는 목표는 크지 않고 소박하다. 이 대표는 “회사가 갑자기 크게 성장하는 것은 바라지 않으며, 임직원들과 함께 ‘더불어 잘 살고 초심을 유지하자’는게 저의 경영철학”이라며 “앞으로도 작지만 가족같은 또 탄탄한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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