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경영환경 악화 우려 위기 대응 협조 공문 발송
해외연수·여름휴양소·체육대회경비 지원 중단·축소
노조 “경영위기 운운 임금협상 앞둔 여론몰이” 반발

현대자동차 사측이 노조에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복지혜택 일부를 없애거나 줄이자고 요청했다. 이에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을 앞둔 여론몰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경영환경 악화 우려에 따른 위기대응 관련 협조요청 공문을 노조측에 발송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공문에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복지혜택 중 일부를 중단하거나 축소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측이 요구하는 부분은 직원 해외연수와 여름휴양소 운영, 체육대회 경비, 운동용품 지원 중단 또는 축소다.

사측은 단체협약에 따라 매년 노조와 함께 모범 사원이나 조합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 또는 경쟁사 해외공장을 둘러보며 글로벌 시장이나 선진 노사문화 등을 체험하고 현대차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진행된다.

노사는 단체협약에 따라 지난 2002년부터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조합원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의 경우 역대 가장 많은 우수직원 770명을 대상으로 독일·체코·오스트리아 등 유럽연수를 실시하기도 했다.

또 전국 공장별로 여름휴가 기간에 해수욕장 등에 휴양소를 운영하고, 직원 체육대회를 위해 경비와 운동용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측은 판매 부진 등으로 경영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복지 부문 축소 또는 중단이 불가피해 노조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 앞서 경영위기 분위기를 조성해 임금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론몰이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9일자 소식지를 통해 “지난해에도 연초부터 위기 운운하며 임금 동결을 주장했다”며 “올해에도 임금성 복지 중단 및 축소를 요청하는 공문을 통해 협박 아닌 협박과 올해 임금협상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여론몰이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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