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두동 표고버섯농가 김채구씨

▲ 울주군 두동면 구미리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김채구(57)씨가 농장에서 버섯이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둘러보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2011년 사업 정리하고 귀농 시작
임야 2만여㎡에 나무 3만여본 꾸려
공장식 대량재배 불가능한 표고 도전

울산에 노지재배 농가 찾기 어려워
전남·경북 등 돌며 노지재배법 배워
맛과 향 뛰어나고 영양분 풍부해
까다롭지만 노지재배 고집

울산에는 버섯공판장 따로 없어
지금은 대부분 직거래로 판매
체험형 관광농원 운영이 목표

최근 울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베이비부머의 귀농·귀촌이 잇따르면서 임산물 가운데 재배과 관리가 쉬운 표고버섯이 소득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표고버섯은 종균 생산이 활발하고, 재배 방법이 잘 알려져 있어 버섯 가운데도 임업 농가의 선호가 높다. 울산지역 표고버섯 농가 중 보기 드물게 노지재배를 하는 농가를 만나본다.

◇사계절 재배·채취하는 표고버섯

울주군 두동면 구미리에서 표고버섯 농가를 운영하는 김채구(57)씨는 지난 2011년 운영하던 사업체를 정리하고 임야를 구입해 귀농하면서 버섯재배를 시작하게 됐다. 김씨는 울산에서 몇 안되는 표고 노지재배 농가 중 하나로 임야 2만여㎡(6000평)에 버섯 재배를 위한 나무(본) 3만여본을 꾸리고 있다.

김씨는 “처음 귀농을 할 때 버섯이 임산물 가운데 소득을 빨리 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버섯에 도전하게 됐다”면서 “어렵고 힘들다 보니 표고 노지재배는 사양산업인데다 버섯 가운데 공장식 대량 재배가 안되고, 대기업과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김씨 농가를 제외하고는 표고버섯을 노지재배하는 농가를 찾기 어렵다보니 그는 표고버섯 재배로 귀농을 결심한 이후 전남 장흥, 경북 봉하 등지를 다니며 직접 노지재배법을 배웠다. 농업기술센터와 산림청 귀산촌교육, 임업후계자 양성과정 등 관련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졸참나무·떡갈나무·갈참나무 등 참나무과 나무에 표고버섯 종균을 배양, 버섯을 수확하는 김씨의 농장에서는 수확철 나무 한 본당 2㎏ 가량의 생표고버섯을 채취한다. 3월 중순에서 말께 지름 15㎝ 나무 한 본 기준 100여개의 구멍에 종균을 접종하면 나무 껍질이 떨어지기 전 4~5년 가량 버섯을 수확할 수 있다.

산림조합에서 판매하는 종균을 이용하는 김씨는 저온성·중온성·고온성 종균을 모두 이용해 사계절 표고버섯을 채취한다. 저온성은 3~5월, 10월말에서 12월 초 수확하고, 중온성은 4~11월 중 여름철을 제외한 기간, 고온성은 7~9월 버섯을 채취한다. 참나무과의 나무 진액을 양분으로 재배하는 표고버섯은 3주면 수확할 수 있고, 열흘에서 3주가량 자연건조 후 건표고버섯으로도 판매된다.

수확이 끝나는 12월 중순부터는 습조 조절로 나무에 배양된 종균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를 별도로 관리한다.

◇까다로운 노지재배·판로개척으로

어려움 겪기도

온습도에 민감한 표고버섯은 재배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워 노지재배가 까다롭다. 하지만 노지재배를 할 경우 맛과 향이 뛰어나고 영양분이 풍부해 김씨 농가에서는 노지재배를 고집하고 있다.

김씨의 농장에서는 1년간 생표고버섯 20t이 생산되고, 이렇게 생산된 버섯은 1㎏당 2만5000원선에 판매돼 매년 5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사업체를 운영하다 귀농한 김씨는 처음 버섯을 생산하면서 겨울철 냉해를 입기도 하고, 제대로 된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씨는 “울산에는 버섯공판장이 따로 없고 농산물도매시장에서 함께 취급하고 있다”면서 “농사 첫 해 표고버섯을 수확하고는 판로를 찾기 위해 울산의 버섯 취급상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거래처를 발굴했지만, 낯선 노지재배 표고로 인해 퇴짜도 많이 맞았다”고 말했다.

어느덧 표고버섯을 재배한지 8년째가 된 김씨는 대부분 직거래를 통해 생산된 버섯을 판매하고 있다.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임야 2만㎡ 외에도 8만여㎡(2만4000평)에 엄나무 등 약초나무를 가꾸고 있는 김씨는 임산물 체험과 판매를 함께 하는 관광농원을 만드는 게 앞으로의 목표다.

그는 “은퇴를 결심하면서 건강에 좋고 수익을 낼 수 있는게 뭘까 고민을 거듭하다 표고버섯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함께 재배하고 있는 엄나무, 두릅, 도라지, 곤드레 등 약용식물과 산나물을 더욱 잘 가꿔 몇 년 안에 체험과 판매 등을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형 농원을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 김채구씨가 표고버섯의 효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창균기자

표고버섯은
콜레스테롤 수치 낮추고
고혈압·동맥경화에 도움
비타민 풍부한 건강식품

표고버섯은 밤나무·떡갈나무·졸참나무·상수리나무 등을 늦가을 낙엽이 질때 벌목해 이듬해 봄까지 건조시키고, 1m 가량 일정한 크기로 잘라 벚꽃 개화시기께 종균을 배양한다. 종균을 넣은 나무는 한 해 가량 포자 배양을 위해 재워둔 뒤 다음해부터 버섯을 수확한다. 공장식 대량 재배가 가능한 팽이·새송이버섯 등과는 달리 표고버섯은 하우스 또는 노지 재배를 통해 생산할 수 있다.

표고버섯은 감칠맛을 내는 핵산계 조미료 성분인 구아닐산이 많아 뛰어난 감칠맛으로 옛부터 천연조미료로 많이 사용돼 왔다. 표고버섯에는 에리다데민이라는 물질이 있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고혈압과 동맥경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잘 알려져 있다.

비타민 B1과 B2, C가 풍부한 표고버섯에는 면역세포 생성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D도 많이 함유돼 있어 최근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표고버섯에는 단백질, 탄수화물을 비롯해 무기질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표고버섯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배변활동을 도와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돼지고기 등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먹을 때 표고버섯을 함께 먹으면 표고버섯에 함유된 식이섬유소가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지연시켜주는 역할을 해 음식궁합이 좋다.

표고버섯은 버섯 갓이 너무 피지 않고 약간 오므라들고 탄력이 적당하며 주름지지 않고 색이 선명한 것이 좋다. 표고버섯은 건조시키면 감칠맛이 더 강해져 요리에는 말린 표고버섯을 많이 사용한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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