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촉구 민원 빗발” vs “대체 주차장부터”

▲ 울산역 인근 도로변에 불법주차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단속카메라 2대 추가
이동식도 상시 가동
환영의 목소리 높지만
“대안없는 단속” 반발도

울주군이 만성적인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겪고 있는 KTX 울산역 일원에 대해 다음 달부터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통난 해소 및 사고 감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 때문에 불법 주정차가 불가피하다며 대체 주차장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고정카메라 상시 운영 이동식 단속도 강화

울주군은 다음달 1일부터 KTX 울산역 일대에 대한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군은 기존 고정식 단속카메라 8대 외에 이달 중으로 2대를 추가 설치해 단속 사각지대를 없애기로 했다.

또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가동을 중단했던 5대의 단속카메라를 연중 상시 가동키로 했다. 군은 그동안 총 8대의 단속카메라 가운데 역사 앞 3곳을 제외한 나머지 5곳의 단속카메라는 차량이 몰리는 주말 및 공휴일 동안 가동을 중단해 왔다. 휴일 단속을 사실상 포기함에 따라 관이 불법 주정차를 조장한다는 지적까지 일었다.

이 밖에 군은 평일은 물론 주말과 공휴일에도 이동식 단속차량을 수시로 운영하는 등 KTX역 일원의 불법 주정차를 근절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단속에 앞서 주민의식 개선을 위해 3월 한 달간 집중 홍보를 실시할 방침이다.

군의 단속 강화에 대해 환영의 목소리가 높다. 이 일대는 주말이면 양방향 끝차로는 물론 중앙선까지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령해 사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역사 앞 버스 전용차로의 출구 직전까지 불법 주정차 차량이 밀려들어, 이를 피하려 급차선 변경하는 버스들과 손님을 태우고 나오는 택시간의 사고 위험이 높았다.

울산의 관문에 불법 주정차가 만연해 도시 이미지가 저하된다는 지적과 함께, 인근 공영주차장이나 사설주차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고, 복합환승센터 공사 시 교통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5003번 리무진버스를 운행하는 임상태 기사는 “주말에는 갓길은 물론 중앙선까지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점령해 왕복 6차선 도로가 반쪽으로 전락했다”라며 “단속을 강화할 경우 안전운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차공간 부족한데 단속만 강화” 불만 목소리도

마땅한 대안도 없이 단속만 강화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현재 KTX울산역 인근의 주차면수는 공영주차장 1000대와 사설주차장 400대 등 총 1400대가량이다.

그러나 이용객이 집중되는 주말이면 공영주차장은 사실상 종일 만차 상태고 사설주차장도 여유 공간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주위를 배회하다 간신히 열차 시간을 맞추는 경우도 빈번하다.

군이 추정하는 주말 불법 주정차 차량은 600~700대 선이다. 사설주차장의 절반이 여유 공간이라고 가정하더라도 400~500대가량의 차량은 갈 곳이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추가로 주차장을 확보하지 않고 단속만 강화할 경우 일부 시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KTX울산역을 자주 찾는 한 시민은 “행정기관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권유하지만 짐이 많은 경우 그것도 수월하지 않다”라며 “인근의 여유 부지를 활용해 주차장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주말마다 단속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사고 우려도 높아 불법 주정차 근절에 나선다”라며 “단속을 강화한 뒤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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