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

울산, 새로운 산학협력체제로
지역경쟁력 촉발할 절호의 기회
지역공동체 가치 증진 위해
대학-도시 성숙한 협력체제를
시민사회도 일심동체 노력해야
산학융합지구라는 하나의 밀알
울산의 번영 이끌 자산이 되길

어떤 도시가 자율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도시인가를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도시를 상징할 수 있는 대학이 그 지역에 존재하고 있는지, 그리고 대학과 도시간의 상생이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대학은 지역의 직능별 미래인재를 양성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 공동체의 가치를 형성하고 확산하며 새로운 가치의 변화를 선도해야 하는 지적 구심점이기 때문이다.

대학은 지역연대감의 출발점으로 지역에너지를 응집하는 순기능을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다만 그러한 순기능이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외부의 자원과 이질적 혁신가치를 수용할 수 있는 개방적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와 지역대학과의 상생 필요성에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전략적 차원의 활성화 노력은 미흡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이러한 시점에 울산산학융합지구가 구축된 것은 분명 울산지역에 새로운 산학협력체제를 견고히 뿌리내림으로써 지역경쟁력을 촉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울산광역시는 중앙정부의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을 지나치지 않고 헌신적 유치노력을 기울인 결과 오늘의 열매를 거두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울산대학교는 어려운 대학 재정여건 속에서 278억 원의 재원을 투입하는 용단을 이루어냈다.

역내, 역외를 막론하고 다수의 첨단 연구소들이 융합지구사업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융합지구 출발시점부터 상당 수준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쉽게 말해서,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의 필요조건은 충족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출발은 어디까지나 정착을 위한 최소한도의 요건에 불과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어떻게 조성사업의 성공을 향한 충분조건을 만들어나가느냐에 달려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지역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다름 아닌 ‘선도할 수 있는 신기술’ 발굴과 산업현장에서의 신속한 적응역량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대학인의 자기혁신 노력이 배가되어야 하며, 이러한 분위기를 북돋을 수 있는 지역사회로부터의 선의의 요구와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대학과 도시는 지역공동체의 가치 증진을 위한 책임을 스스로 이행하는 성숙한 협력체제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 상생협력이라는 어휘가 의미하듯이 대학과 도시가 서로 먼저 앞다투어 협력을 주도하는 의식의 전환(paradigm shift)이 이루어질 때 명실상부한 창조적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산학단지의 구축을 통한 명실상부한 산업경쟁력의 획기적 양상은 평균적 노력만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일관성, 인내심, 불확실에 대한 도전의 투혼이 투입되지 않고는 용이하게 완결되기 어렵다. 그런 만큼 지방정부, 대학, 기업인을 포함한 시민사회가 일심동체가 되어 지속적으로 치열하게 산학융합지구의 성공적 정착과 가치증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울산대학교는 산업단지 캠퍼스에 첨단소재공학부, 화학과가 중심이 되어 맞춤형 인력을 배양하고, 기업·국책 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연구인력을 양성하며, 울산지역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선도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울산이 우리나라 신성장 동력의 공급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 교직원이 쇄신에 매진할 것이다. 울산산학융합지구가 학-연-산 클러스터로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고의 산학협력 거점으로 도약하는데 울산대학교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 ‘울산산학융합지구’라는 하나의 밀알이 심어졌다. 이 밀알은 앞으로 몇 년 후, 몇 십년후 풍요로운 밀밭이 되어 울산지역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과 융합이 어우러진 울산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으로 귀결될 것이다.

울산산학융합지구의 성공이 우리나라 산학융합협력의 성공사례로 주변국가로부터 벤치마킹될 날이 머지않아 다가올 것임을 굳게 믿는다.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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