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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울산화학의날 기고]안전에도 ‘미투운동’이 필요하다국민 개개인 안전의식 제고 우선
모두 합심해 안전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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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5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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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무술년을 맞으며 “당신은 누구요?”를 쉼 없이 성찰하고자 애쓰고 있다. 주위의 누구에겐가 미운 감정이 싹트거나 남 탓을 하기보다는 “내 탓이오”를 외치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정말 서운할 수도 있고 정말 내 탓이 아닐 수도 있다. 지금 우후죽순으로 일어나고 있는 ‘미투(Me Too)’ 운동이 그렇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이중적인 면을 보인다.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문책하지만 정작 자신은 얼마나 잘 지켰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있어 최대 걸림돌은 무엇일까. 모르긴 해도 아마 대다수의 국민들은 안전불감증에서 싹튼 안전의식의 저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인식하고 있을 게다. 국민 개개인의 안전의식 제고가 먼저 이루어지지 않으면 크고 작은 안전사고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개개인의 안전의식이 모여야 사회공동체의 안전도 보장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나 사회 탓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각자의 안전불감증을 반성하는 일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어릴 적부터 안전에 대한 반복 교육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교육의 결과가 습관으로 이어져야만 진정한 안전한 사회가 된다.

안전은 이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습관이 돼야 한다. 안전의 습관화는 평소 훈련으로 다져져야 가능하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안전의 기본이다. 에스컬레이터에 ‘손잡이를 꼭 잡으세요’ ‘뛰거나 걷지 마세요’라고 경고문이 쓰여 있으나 무용지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더욱 심해졌다. 이는 경고문을 아예 무시하는 평소의 습성 때문이다. 소방도로 불법주차, 가스밸브 잠금 확인, 발코니 불법개조 등 그동안 주변의 안전관리에 얼마나 노력했는지 스스로 뒤돌아보자.

이와 같은 시민 안전의식이 고취되려면 사회구조와 시스템이 국민들 스스로 안전을 지향할 수 있게끔 갖춰져 있는 게 중요하다. 무조건적인 안전 규제는 사고를 억제할 수는 있지만 일시적일 뿐이다. 선진국의 경우 보험에서 요구하는 건축물에 대한 기준이 높다보니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하게 되면 보험료를 굉장히 많이 깍아준다. 우리나라도 “안전에 투자하면 나에게 이득이 오는 게 많구나”라고 느껴지는 사회적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울산 국가산단이 생긴 지 50여년이 되면서 노후 지하배관에 대한 안전관리대책 마련에 대해 끊임없이 요구돼 왔다. 이에 지난달 울산시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철강화학과, 화학네트워크포럼,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지역본부, 한국가스안전공사 울산지역본부, 안전보건공단 울산지사,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협의회, 울산대 안전센터 등 분야별 안전 최고전문가들로 ‘국가산단 지하배관 선진화사업단’을 발족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사업단은 향후 통합파이프랙 구축사업을 비롯하여 지하배관관리 전담기관 설립, 드론과 VR 등 4차산업 연계형 지하배관 관리방안, 누출 감지센서 기술개발 등 지하배관 전 분야에 걸쳐 중앙정부와 공동으로 추진해야 할 지하배관의 첨단화, 과학화 시책사업 기획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안전한 지하배관 관리로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문 대통령 공약과도 매우 밀접하다. 울산석화단지는 인근 주민생활 터전과 근접거리에 조성되어 있기에 안전환경 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모두 합심해 노후 지하배관 안전대책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 후세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실기하면 기회는 없다.

안전 주체는 나 자신이라는 명확한 인식이 뿌리박는 사회,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이 “나부터”로 바뀌는 안전의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때 모두가 안전한 사회가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도, 향후 발생할 사고가 뻔히 예견되는데도 그대로 지나치면 직무태만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본다는 심정으로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불조심 표어처럼 안전에는 왕도가 없다. 돌아보고 확인하는 지극한 정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안전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문제가 아니다. 안전에도 ‘미투 운동’이 활활 타오르면 좋겠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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