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대로 확장사업과 연계 노후장옥 정비 추진

울주군, 대로 확장사업과 연계 노후장옥 정비 추진
시, 대로 확장사업 3단계로 나눠 단계적 추진 계획
시-군, 사업 시기 어긋나 확보된 국비 반납 우려도

울산시와 울주군의 엇박자로 언양공설시장의 정비가 지연되면서, 자칫 군이 확보한 국비를 반납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폐쇄로 가뜩이나 상권이 침체된 상황인 만큼 시와 군이 조율을 통해 노후장옥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울주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2016년부터 언양공설시장 노후장옥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언양공설시장은 1970년대 나무 칸막이 위에 천막으로 지붕을 얹어놓은 ‘장옥(長屋)’ 형태로 구성돼 상인은 물론 이용객들의 불편이 많았다. 군이 정비를 추진하려 해도 상인들이 “점포 이전 부지를 확보하지 않으면 이전할 수 없다”고 맞서 정비도 쉽지 않았다.

 

골머리를 앓던 군은 언양공설시장 노후장옥 부지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대로 1-24호선 확장 공사’를 시가 추진하자 노후장옥 정비계획을 수립했다. 도시계획시설에 편입된 장옥 41곳은 강제 철거가 가능한 만큼 이 기회에 도로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장옥 16곳도 함께 철거한다는 것이다.

군은 철거가 완료되면 확장되는 도로 뒤편에 새 건물을 지어 상인들을 입주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비사업은 시와 군의 엇박자로 목표 기한 내 준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의 대로 확장사업 지연으로 노후장옥 정비도 영향을 받는 것이다.

군은 37억1400만원의 사업비를 전액 확보해 대로 계획에 포함된 70%의 시장 부지 외 나머지 30% 부지를 모두 사들였다. 군은 영업보상 등 협의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 노후장옥 정비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시는 총 3단계로 나눠 대로 확장을 계획 중인데, 이미 공사를 완료한 남천교 상류 지역 1단계에 이어 남천교~언양파출소 구간인 2단계와 3단계를 차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장이 위치한 3단계 부지는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려 조기 착공이 힘든 상황이다. 시는 현재 2단계 구간의 초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비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단계와 3단계 사업비는 각각 142억원과 167억원인데, 시는 지난해 설계비 5억원을 편성했고 올해 1회 추경에서 2단계 보상비로 30억원 확보를 추진 중이다.

시의 계획대로 대로 확장사업이 진행되면 군의 계획과 시기가 맞지 않아 노후장옥 정비는 지연이 불가피하다. 자칫 이미 확보한 국비까지 반납해야 하는 상황까지 우려된다.

군은 시를 상대로 3단계 구간 우선 착공을 건의했고, 여의치 않을 경우 3단계 구간 보상비라도 조기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는 “군의 사업 진행 추이를 지켜본 뒤 2구간과 별도로 3구간 보상비를 확보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가 2020년까지 대로 확장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아직 명확한 사업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어 150억원이 넘는 3단계 보상비가 제때 확보될지는 미지수다.

김영철 울주군의회 건설복지위원장은 “실무진이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고위직이 나서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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