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웨덴, 사흘째 회담…스웨덴의 '중재자 역할론' 결실 낼까

▲ 북한 리용호 - 스웨덴 마르고트 발스트룀 회담(PG) [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 사진 EPA

북한과 스웨덴은 17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3일째 외교장관회담을 이어간다.

당초 이번 회담은 15, 16일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양측은 전날 회담을 마치면서 이날까지 하루 더 회담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회담은 '연장전'인 셈이다.

특히 스웨덴이 연일 북미회담을 비롯해 북한과 국제사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겠다며 '중재자 역할론'을 강조하는 가운데 회담이 열리고 있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장관은 이날도 스톡홀름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로 회담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스트룀 외교장관은 전날 이틀째 회담을 마치면서 이번 회담에 대해 "훌륭하고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스웨덴 외교부는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에서 미국과 캐나다, 호주 국민의 이익대표 권한을 가진 스웨덴의 영사 책임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유엔 안보리의 우선 의제인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담에선 스웨덴의 영사 책임 문제와 관련,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 세 명의 석방 문제가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어 석방합의에 이르렀을지 주목된다.

이르면 오는 5월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북한이 억류 미국인 세 사람을 석방할 경우 북미 간 신뢰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또 미국은 그동안 지속해서 이들 억류자 세 명에 대한 석방을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스웨덴은 북한에 억류된 뒤 의식불명 상태에서 석방됐다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 때도 미국을 대신해 북한과 협상을 벌인 바 있다.

▲ (스톡홀름 EPA=연합뉴스) 스웨덴을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가운데)이 16일(현지시간) 스톡홀름의 스웨덴 정부청사 건물을 나서고 있다.

한반도 안보 상황과 관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한국 정부 대북특사단을 통해 밝힌 미국과의 비핵화 회담 의사에 대해서도 더 구체적이고 분명한 방안까지 리 외무상이 거론했을지도 관심사다.

스웨덴은 이번 회담을 발표하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를 통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의 북핵 폐기'를 요구해온 사실을 상기시키며 "리 외무상의 이번 방문 목적은 안보리 결의의 효과적인 이행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스웨덴은 작년과 올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스톡홀름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16일에는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를 예방하기도 했다.

뢰벤 총리는 리 외무상을 면담한 뒤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 협상의) 주인공은 북한과 남한, 미국과 중국, 일본이지만 우리가 이 과정에 어떤 (합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쉽게 하는 것을 돕는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스웨덴 중재자 역할론'을 거듭 밝혔다.

스웨덴 외교부는 이날 회담을 마치며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리 외무상은 18일 오후 스웨덴을 출국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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