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바이러스등 효과 알려지며
전국지자체마다 무분별 식재
울산대 최기룡 교수 주의 환기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편백을 매년 식목일마다 무분별하게 심는데 대한 적절성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꽃가루 분석 전문가로 꼽히는 울산대학교 최기룡 교수(식물생태학)는 “편백은 삼나무와 함께 국제적으로 꽃가루 알레르기인 화분증을 유발하는 나무로 널리 알려졌다”며 “일본에서는 봄철만 되면 편백과 삼나무 꽃가루의 배출량을 방송으로 알리며 주의를 환기하고, 조림사업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또 “편백의 꽃가루는 천식, 눈 가려움, 콧물 등을 유발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거나 꽃가루 알레르기의 폐해를 검증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편백을 심고 있다”고 부연했다.

편백은 꽃이 많이 피고, 열매도 많이 맺는 나무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1979~1987년 제2차 치산녹화 기간에 조림 수종을 갱신하며 목적을 경제적 가치에 두고 편백을 21가지 대표 수종에 포함시켰다.

특히 편백이 내뿜는 피톤치드(나무가 스스로를 지키려고 뿜는 살균물질)가 항바이러스, 살충, 항곰팡이, 새집 증후군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울산을 포함한 전국 지자체들이 식목일마다 앞다퉈 수십만 그루의 편백을 심고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편백이 심어지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편백은 풍매화로 수술의 꽃가루가 대개 10~100㎞까지 퍼져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원산지이며, 국내에는 1904년 도입됐다.

이와 관련해 울산생명의숲 윤석 사무국장은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편백을 적재적소에 필요한 만큼 심어야 하는데 경제적 가치와 피톤치드를 이유로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심으면서 ‘과유불급’인 상황이 됐다”며 “편백보다 소나무가 피톤치드를 더 많이 내뿜는 점 등을 고려해 이제부터라도 수종 선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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