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정기총회서 선출 강행...박부용 신임 이사장 선출

▲ 18일 울산CC 사원정기총회가 열린 가운데 박인호 현 이사장(왼쪽 두번째)이 총회장으로 들어가려다 이를 막는 경비인력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선관위 정기총회서 선출 강행
박부용 신임 이사장 선출
11일 임시총회 결정과 배치
반대측 효력정지 가처분 추진
법적다툼 불가피 장기화 전망

징계와 임시총회 적법성 등으로 박인호 이사장과 대립각(본보 3월13일자 7면 보도)을 세우던 울산컨트리클럽(이하 울산CC) 선관위측이 정기총회를 열고 이사장 선출을 강행했다. 앞서 박인호 이사장 측이 임시총회를 통해 3월 정기총회를 4월로 연기한 뒤 새 이사장을 선출하기로 한 결정을 전면 뒤집는 것으로 실력대결 양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이전투구 양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역사회의 비난이다. 정기총회 무효화를 주장하는 박 이사장측이 자신들의 계획대로 다음달 정기총회를 열고 다른 이사장을 선출할 경우 한 CC에 두 명의 이사장이 존재, 지위에 대한 법정공방은 물론 운영상의 혼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울산CC는 18일 2층 식당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2017년 결산 승인과 2018 사업계획 및 예산 승인, 임원 선출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총원 1535명 가운데 825명이 위임장을 제출하고 270명 가량이 참석했다. 박 이사장과 대립각을 세우며 징계를 결정한 징계위와 선관위 측은 기존 박 이사장의 임기가 이날 자로 완료돼 새로운 이사장을 선임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박 이사장 측은 신임 이사장을 선정하기 위한 정기총회가 연기된 만큼 총회 자체가 효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날 총회를 진행하려는 울산CC 선관위측은 정문과 후문 등에 경비인력을 배치하고 ‘시설물 이용 제한’ 징계 중인 박인호 이사장의 출입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이사장의 출입을 요구하는 지지자들과 고성이 오갔지만 심각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사장 후보 소견 발표 과정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김석환­박부용 후보자 2명이 출마한 가운데 김 후보자의 자격에 대한 지적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전날까지 SNS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현직 이사장을 징계함으로써 입후보조차 못하게 한 것은 어떠한 변명을 하더라도 사원들의 선택권을 빼앗았다는 점에서 크게 잘못됐다”라며 “대다수 사원들의 뜻은 지난 11일 임시총회에서 충분히 표출됐고 임시총회의 결과를 지지하는 만큼 4월15일 정기총회에서 공약과 포부를 밝힐 것”이라며 총회에 불참했다.

김 후보자를 제외한 채 박 후보자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자는 일부 의견에 대해 선관위는 참석 사원(주주)들의 의견을 구했고, 사원들은 김 후보자를 포함해 선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개표 결과 박부용 이사장과 주인덕·이영석 감사가 선출됐다.

정기총회 개최에 대해 박 이사장 측은 “정기총회가 4월15일로 적법하게 연기된 만큼 이날 실시된 총회는 무효”라며 “19일 울산지법에 정기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이사장 측은 또 “시설물 이용 제한은 단순히 라운딩을 제한하는 조치에 불과하다”라며 “징계에 따라 진입을 막았다면 지난달 이사회 때도 출입을 제지했어야 했다. 필요할 때 이용하고 필요 없을 때 출입을 막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선관위측은 “임시총회 이후 이사장측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 불상사를 막기 위해 출입을 막은 것”이라며 “시설물 이용 제한 범위 역시 CC내 주차장과 회의실 등 모든 시설물에 대한 이용이 금지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측은 지난 11일 임시총회에서 의결한 대로 4월15일 정기총회를 열 방침이다. 총회 결과 또다른 이사장이 선정되면 ‘한 지붕 두 이사장’ 체제가 되는 것으로 자격 공방 속 이날 정기총회와 다음 달 정기총회의 효력에 대한 지리한 법적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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