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제주 올레길을 도입한 한국실무자로서 문화수출 뿌듯해

▲ 이유미 제주올레 일본지사장

울산대학교 3학년 때 일본 후쿠오카 대학에서 교환 유학을 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일본에 건너가 올레와 인연을 맺게 된지 7년이 되었습니다.

2012년 2월 29일 일본 규슈에 첫 올레 코스로 사가현 다케오 코스가 개장했을 당시만해도 이렇게 많은 코스가 늘어날 수 있을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현재 규슈에 21번째 코스가 개장을 했고 올해 10월에는 일본 혼슈 도호쿠지방의 미야기현에서 '미야기올레 코스'가 개장될 예정입니다.

규슈에서 한 번도 빛을 받지 않았던 한적한 마을길과 나즈막한 산길들에 사람들이 걸으러 가고, 그 지역 사람들과 만납니다. 코스가 개장하고 얼마 후, 지역 사람들을 만나보면 코스 개장 전과 많이 다른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 지역 분들은 이제 자기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으로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관광은 한자로 빛(光)을 본다(観る)라고 씁니다. 올레야 말로 천천히 걸으며 그 지역의 빛을 보는 진정한 관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코스가 21개로 늘어,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규슈올레를 다 걸으려면 적어도 21박 이상 해야 합니다. 규슈는 2박 3일 관광지라고 했던 사람들이 한 달 가까이를 머물다 갑니다. 일본 규슈도 제주만큼 강력한 문화 콘텐츠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제주올레가 바다를 건너, 규슈에 혼슈로 이어집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4배나 큰 나라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길 위에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이웃과 소통하는 길이 되었으면 합니다.

올레길의 성지인  제주올레를 걸으러 제주도에 올 수많은 일본 올레매니아들을 생각하면 일본에 제주 올레길을 도입한 한국실무자로서 뿌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유미 제주올레 일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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