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2년 이용남 전 한성대 총장이 한 행사장에서 스승 엄대섭 선생을 회고하고 있다.

울산 웅촌 출신으로
마을문고운동 대중화와
공공도서관 건립에 앞장
내달 26일 3층서 전시회

간송 엄대섭(嚴大燮·1921~2009) 선생은 울산 웅촌 출신으로, 우리나라 도서관의 효시인 마을문고운동을 대중화시켰으며 전국단위 공공도서관 건립에 한평생을 바쳤던 인물이다. 내달 26일 개관하는 울산대표도서관인 울산도서관(관장 신정성)이 우리나라 도서관 운영의 뿌리를 내리는데 평생을 바친 엄대섭 선생의 일대기를 개관기념 테마전으로 확정했다.

엄대섭 선생은 1951년 개인 장서 3000여권을 토대로 당시 울주군에 사립도서관을 설립했다. 또 탄환상자에 도서관 책을 넣어 농어촌 주민들에게 책을 읽히는 마을문고를 창안했다. 1961년부터는 전국에 마을문고를 설립해 농어촌 주민에게 독서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 대상 독서회를 운영하는 등 도서관 설립과 지역주민의 공동체 의식 형성에도 헌신했다. 무엇보다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 성장기를 보내면서 책과 도서관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수성가한 경험을 나누고자 평생을 공공도서관 운동에 헌신했다. 이러한 고민과 실천의 결과 1955년 한국도서관협회 창립과 함께 사무국장을 맡아 우리나라 전체 도서관을 하나의 조직으로 묶어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서관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와 기초를 세웠다.

이런 공로로 그는 1973년 외솔상을 수상했고, 1980년에는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87년 그는 건강상 문제로 아들이 있는 미국으로 갔다. 정부는 2004년 엄대섭의 도서관 운동을 높이 평가해 문화예술발전 유공자로 선정하고 은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이후 그는 2009년 2월 89세의 나이로 미국에서 숨을 거둔다.

▲ 울주선바위도서관 광장에 세워진 간송 엄대섭 선생의 흉상. 사진은 지난 2017년 7월 열린 제막식 장면.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작은도서관은 이처럼 엄대섭 선생이 주장하고 보급한 마을문고에 뿌리를 둔다. 공공도서관 역시 그의 사회활동이 아니었다면 지금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일찍 부여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울산도서관 관계자는 “간송선생을 회고하는 기념행사와 테마전이 간혹 열리기는 했으나, 아직도 울산 출신 ‘도서관의 아버지’ 엄대섭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사업과 활동내역, 사진, 그를 알릴 수 있는 자료들을 모아 울산의 인물이 새롭게 조명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엄대섭 기념전은 내달 26일 개관하는 울산도서관 3층 대열림실에서 만날 수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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