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석 울산과학대학교 총장

▲ 허정석 울산과학대학교 총장

기업이 대학의 교육현장이 되고
대학이 기업의 연구역량이 되는
진정한 산학일체 절실
기업현장의 과제, 대학이 수행
연구결과가 제품생산에 직결
시장의 반응도 빠르게 확인 가능
매출성장·구인·구직에 도움
실질적 창업활동의 장 기대

지난 50여년간 한국 산업발전을 견인해온 산업수도 울산이 이번 울산산학융합지구 준공을 통해 다음 반세기 동안 다시 한국의 새로운 산업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산학융합지구는 기업 중심적 교육, 연구 및 개발을 수행하기 위하여 대학과 기업의 연구소 및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 등의 기능을 집적하여,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같이 그 기능을 통합적으로 연결하고, 그 통합된 기능이 기업의 제품생산에 직결되게 하는 새로운 산학일체형 모델이다. 사실 그동안 한국의 기업은 선진국 기술을 추격하는 형태여서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하기만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을 선도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기술을 창출할 수 있는 효율적인 체계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한 국가적인 과제이다.

한국의 대학과 산업계가 그동안 다양한 산학협력프로그램을 수행하여왔다. 그러나 대학은 아직도 지식 전수와 새로운 지식의 개발에만 노력하고 있고, 기업은 실제로 기업에 필요한 지식과 연구를 대학에 요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창의력 교육에 입을 모으고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창의력은 사회에서 활용 가능해야 한다. 대학만 인정한 창의성이 어떤 가치를 가질 것인가? 대한민국 교육은 이제 사회와 분리된 대학에서 사회 융합형 대학으로의 발전해야 한다. 대학의 연구기능도 기업현장의 문제에 집중되고 기업에서 필요한 교육과정이 대학에서 진행되고 기업의 기술자가 대학에서 강의하고 대학 교수가 기업현장의 기술자들을 가르치는, 즉 기업현장이 대학의 교육현장이 되고 대학의 연구기능이 기업의 연구 역량이 되는 기업과 대학의 산학일체가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이 역할을 수행할 기관이 바로 울산산학융합지구다.

울산산학융합지구에는 울산대학교, UNIST, 울산과학대학교가 학과를 이전하여 각 대학의 교육기능과 연구기능을 집적하여 기업연구관 등을 운영하는, 산학 융합의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제 많은 울산의 기업들이 울산산학 융합지구가 소재한 테크노산업단지에 입주하면 정부와 울산광역시가 애초에 설계한 울산산학융합단지가 완성된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면 기업현장의 과제를 대학이 직접수행 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결과가 제품생산에 직결될 수 있고 또 시장의 반응도 매우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의 한 산학 융합단지에 입주한 기업의 매출성장이 년 16%를 상회하는 통계가 있다. 교육과정의 공동 운영으로 대학을 졸업한 인력을 채용하고도 필요한 교육을 기업이 다시 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학생들도 재학 중에 기업 활동에 참여 하게 되어 학생들의 취업과 기업의 구인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학생들의 창업도 기업과 연계하는 매우 실질적인 창업활동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현장과 유리된 창업활동이 성공할 수는 없다.

산업혁명이후 4차 산업혁명에로의 진전으로 인해 기존의 산업체계 및 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중국, 인도 및 베트남 등의 산업기술 발전은 한국 산업기술을 추격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를 위협하는 수준인 점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울산 산학 융합원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울산의 교육·연구역량과 기업의 생산기능이 산학일체로 융합되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결과적으로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향상 시킬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학문과 기술 간의 벽을 허물고, 기업과 대학 간의 벽을 허물 것이며 국가 간에 존재하는 기술의 격차까지 그리고 발전 순서도 허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경사회에서 바로 4차 산업혁명의 기술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대학의 교육과 연구기능 그리고 기업의 생산기능을 물리적으로 집적하고 그 활동을 화학적으로 연결시키는 혁신적인 모델을 통해 울산산학융합지구가 울산의 산업을 새롭게 도약시키는 주체로 성장하기 바란다.

산학융합지구에 참여하는 각 대학의 노력과 중앙정부, 특히 울산광역시의 테크노 산업단지와 같은 특별한 설계와 전폭적인 지원 때문에 오늘의 산학융합지구가 출범하게 되었다. 그간 참여기관들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참여기관 들이 울산산학 융합지구의 출범을 계기로 그간 우리나라가 자리 잡은 국제적인 위치까지도 모두 잊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한다는 각오로 본래의 근본취지를 실현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 바란다. 그리하여 울산산학융합지구가 산업수도 울산이 대한민국의 다음 반세기를 열어가는 주역이 되는 큰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허정석 울산과학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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