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울산 미래가치의 ‘심장’

▲ 울산산학융합지구 내 울산대학교 화학과 학생들이 분자기능성소재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4차산업혁명 관련기관 집적
제조업이 주도한 지역경제
R&D·기술산업으로 재도약
산학연 융합 실질효과 위해
지속적 행정지원 수반 필수

‘울산형 실리콘밸리’의 표본인 산학융합지구는 테크노일반산업단지에 힘찬 동력을 불어넣을 ‘심장’ 역할을 할 전망이다. 테크노산단은 글로벌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는 울산을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 제조혁신이라는 비전을 담고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거듭나게 할 핵심 인프라라는 점에서 산학융합지구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된다.

◇새로운 산학연 융합의 결정체

부지면적 128만7000㎡의 테크노산단은 산학연융합형 연구특화단지다. 3716억원이 투입됐고 추진 10년만에 오는 4월 완공된다. 테크노산단은 23일 준공식과 함께 정식 개원하는 산학융합지구, 조선해양기자재 장수명(長壽命) 기술지원센터 등 8개 연구기관이 들어서는 R&D 시설지구, 기업체의 공장이 들어설 산업시설지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산학융합지구는 이달 초 제2캠퍼스를 개교한 울산대학교, UNIST 등 3개 대학 1000여명 학생과 연구진이 힘을 모아 기업연구관으로 둥지를 튼 기업들과 산학융합의 큰 걸음을 시작했다. R&D 시설지구에는 조선해양기자재 장수명(長壽命) 기술지원센터 등 8개 연구시설이 하나씩 들어서면서 산학융합지구와 함께 산단의 ‘브레인’ 역할을 할 채비를 갖춰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산업시설지구에 60여개에 달하는 기업체들의 공장만 들어서면 테크노산단의 조성 비전인 산학연 융합의 결정체가 완성된다. 산단이 준공되면 기업체들은 공장 건설에 본격 돌입한다.

◇4차산업혁명 관련산업 한곳에

울산에 있어 테크노산단 조성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울산은 1962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면서 지난 50여년동안 자동차와 화학, 조선 등 3두 마차로 대한민국 산업수도 위상을 탄탄하게 다져왔다.

그러나 제조업 이외에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지역 경제구조는 2014년 글로벌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고 있다. 2015년 울산의 경제성장률은 0.3%로 전국평균(2.8%)에도 못 미치는 참담한 수준이었다. 2016년에도 지역 경제성장률은 0.9%에 그쳤다. 아직도 울산은 어두운 경제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울산의 경제체질을 바꾸는 것이 시급했다.

테크노산단은 지금까지 울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산업단지의 형태다. 공장들이 모여 물건을 생산해내는 산업단지와는 겉모습부터 다르다. 단순한 생산 위주의 산단이 아닌 명석한 두뇌를 갖춘 산단이다. 대학, 기업, 연구기관을 통해 발생된 연구성과가 지역기업에 확산, 새로운 기술 확보로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면서 대학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체계없이 이뤄지던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이 한곳에 모이면서 기관들간의 상생의 묘미는 배가 된다. 연구 개발과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울산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된 것이다. 앞으로 50년의 울산경제의 기반이 테크노산단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국의 지속적 지원이 성패 좌우

산학연의 융합사업은 이제 막 출발점에 섰다. 산학연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해 효과를 끌어내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렸다. 상호간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함께 교육·연구에 필요한 재정지원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이유다.

이 사업은 울산대가 재정난 때문에 산학융합지구 참여에 난색을 보이면서 잠시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기술혁신의 상징이 된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이 스탠포드, UC버클리 등 교육기관의 혁신노력과 모험적인 투자로 이뤄졌다는 점을 숙고한 울산대가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명제에 다소의 희생을 감내키로 결정하면서 사업은 정상화 됐다.

이에 따라 대학, 기업, 연구소가 만들어낸 산학연 융합사업이 성공적인 모델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입소 기관의 노력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와 울산시의 지속적인 지원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산업단지 구축을 통한 획기적인 산업 경쟁력은 평균적인 노력으로는 달성되기가 어렵다”며 “울산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으로 귀결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선의의 요구와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무영 UNIST 총장도 “울산시가 산업단지내 대학-연구소-기업들이 산학협력 네트워크와 기술인력 연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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