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특수촬영소 울산에 유치
산업수도·천혜 자연환경 연계
새로운 미래먹거리로 만들어야

▲ 홍종오 영화감독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울산광역시지회장

영화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성장해 온 영상예술산업이다. 소설속이나 상상속의 미래세계를 시각적으로 재현한 다양한 SF(science Fiction)영화들의 공통점은 컴퓨터그래픽(CG)과 IT산업기술 그리고 특수촬영소의 탄생과 비례한다.

영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시리즈, ‘쥬라기공원’ ‘E.T’ ‘매트릭스’ ‘터미네이터’ ‘아바타’는 물론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 ‘신과 함께’ ‘국제시장’ ‘괴물’ 등은 다양한 특수촬영과 CG로 관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상상속의 장면들을 스크린으로 훌륭하게 재현시킨 공통점으로 흥행 대박을 이끌어 낸 영화들이다.

최근 영화에서 CG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에서 CG는 화살이 날아가고 총알이 튀어 나가는 수준이었으나 2007년 심형래 감독의 ‘디워(D-War)’는 한국 SF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 ‘디워’를 계기로 한국의 특수효과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으며 현재 미국과 중국 등 드라마·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계가 오더를 받거나 직접 현지에 업체를 차려 진출하고 있다. 현재 특수효과 분야의 실력자들은 모두 ‘영구아트무비’ 출신이다.

그 후 최근에 제작되는 영화들은 특수촬영의 비중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영화에서도 그동안 기술적인 문제와 제작비의 압박으로 표현이 힘들었던 SF 영화와 판타지 영화 장르가 나타났고 최근 개봉해 1437만명의 관객이 본 영화 ‘신과 함께’는 거의 80~90%가 CG와 특수촬영으로 제작됐다.

한국 최대 특수촬영소인 ‘고양 아쿠아스튜디오’는 2010년 총 사업비 100억원으로 경기도 고영시에 기존 하수종말 시설을 활용해 아시아 최대 수중, 특수촬영 전문 스튜디오로서 매년 20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전체 매출의 40%가 해외 작품(영화, 방송, 광고, 웨딩 이벤트)이며, 관련 영상 콘텐츠제작 서비스로 기업의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영화는 ‘명랑(김한민 감독)’ ‘국제시장(윤제균 감독)’ ‘해운대’ ‘도둑들’ ‘타워’ ‘해적’ 등이며 방송으로는 ‘SBS 런닝맨’ 이 있다. 대규모 영화, 영상, CF의 국내 수중촬영과 VFX(Visual FX 시각적인 특수효과)촬영 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시설때문이다.

한국영화에서 특수촬영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현재 이 시설도 이미 포화상태에 직면했다. 이에 새로운 특수 촬영소 건설에 대한 요구가 뜨겁다.

최근 세계영상산업의 주요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호주는 천혜의 자연경관들로 전 세계 영화로케이션 선호 지역이었고, 호주는 여기에 더해 특수촬영과 수중촬영, 대형 세트장 등을 특화시켰다. 자연경관을 찍으러 온 김에 수중촬영도 하고, CG 촬영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제작거점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또한 편집 등의 후반작업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데다가 이 모든 것을 유인하는 호주 정부의 간접지원 정책이 가장 훌륭한 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2018년 12월 개봉 예정으로 최근에 촬영 마친 ‘아쿠아맨(감독 제임스완)’의 경우 영화 한 편으로 12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1억 달러(한화 약 1100억원) 경제효과가 발생되었다고 보고되고 있다.

2020년 부산에 ‘종합촬영소’가 들어서면 울산의 영상산업 발전방안 중 하나로,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영화특수촬영소의 건설은 인근 촬영 영화들을 울산에 유치할 수 있고, 새로운 전문 일자리 창출과 매출 신장,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울산 천혜의 자연 환경을 영화 배경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산업수도로서의 장점을 활용한 첨단 특수촬영소의 울산 유치는 미래를 준비하는 울산의 해법 중 하나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홍종오 영화감독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울산광역시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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