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봄이다. 하지만 따뜻해진 날씨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밖으로 발길을 내딛기 이전에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깨끗한 공기에 대한 불신이 더 앞서기 때문이다. 이제는 미세먼지 걱정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바깥 활동시 마스크 역시 필수품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및 마스크 사용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93.8%)이 미세먼지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남성 48%, 여성 59.8%)과 30대가 미세먼지에 더 예민했다. 반면 미세먼지가 많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7.5%), 전혀 느끼지 못한다(0.9%)는 응답은 소수에 불과했다.

환경부는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이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27일부터 초미세먼지 예보기준을 개정했다.

지금까지 ‘보통’ 기준은 ㎥당 50㎍(1㎍은 100만분의 1g)이하였지만 앞으로 35㎍이하로 크게 강화된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수준이다.

앞으로는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이어도 과거의 ‘나쁨’ 수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의 발표 기준도 바뀐다. ㎥당 90㎍ 이상이면 주의보를, 180㎍ 이상이면 경보를 발표했던 현행과 달리 앞으로(7월1일부터)는 주의보 기준은 75㎍이상, 경보는 150㎍이상으로 그 기준이 더 미세하고 엄격해진 것이다.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나쁨 일수나 주의보 발령 일수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국 평균 나쁨 일수는 12일이었지만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면 57일로 5배가량으로 껑충 뛴다. 당장 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급증하면 국민들의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미세먼지 관련 법을 개정하는 만큼 국민들은 미세먼지 예보에 신뢰를 갖고 주의를 기울이고, 또 정부는 국민들이 미세먼지 예보를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대책 마련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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