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브래들리 타타르 교수

울산고래축제 참가자 설문조사

불법 포획·포경에 다수 부정적

▲ UNIST 기초과정부 브래들리 타타르(Bradley Tatar)교수(가운데)가 국제 학술지 마린폴리시(Marine Policy)에 울산의 고래고기 소비자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UNIST 제공
고래고기 소비자들은 불법 유통된 고래고기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불법 유통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서 고기를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기초과정부 브래들리 타타르 교수가 최근 국제 학술지 마린폴리시에 울산의 고래고기 소비를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고 21일 밝혔다. 외국인 학자가 울산의 고래고기 소비를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한 첫 사례다.

이번 연구는 고래고기를 먹는 소비자들의 시각을 다뤘다.

연구진은 2013년 울산고래축제(4월26~28일) 참가자 5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소비자들의 선호와 특성을 조사했다.

그물에 걸려 잡히는 혼획고래와 불법으로 잡는 포획 고래의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3%가 혼획은 괜찮지만 불법 포획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17%는 ‘혼획과 불법 모두 안된다’고 응답했다. 또 식당 내에서 혼획인지, 불법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61%의 소비자는 불법 유통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출처가 없는 상태에서 고기를 구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한국 고래가 멸종 위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2%가 ‘그렇다’고 답했고, 포경 금지에 대해서는 88%가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고래의 포획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책적 조치가 강화되면 불법 포획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DNA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검사 강화와 소비자 대상 교육을 진행하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불법 포획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께 연구를 수행한 정창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비자 인식을 분석해 고래고기 소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안했다”며 “소모적인 정치적 논쟁을 벗어나 소비자 입장에서 실용적 미래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UNIST의 인문사회교육 강화를 위해 영입된 타타르 교수는 울산에 관한 다양한 인류학적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장생포의 역사와 의미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매년 고래축제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타타르 교수는 반구대암각화 등 고래와 울산에 대한 다양한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타타르 교수는 “현대적 도시의 상징으로 고대 암각화의 고래 형상이 사용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례”라며 “암각화의 현대적 의미를 재해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타타르 교수는 또 정창국 교수와 함께 고래고기 소비관련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울산에 대한 지역적 연구를 넘어 일본과 비교연구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지는 한국과 국가적으로 고래고기를 소비하는 일본의 사례를 상호 연구하는 것이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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