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7개월만의 역전현상

 

10년7개월만의 역전현상
2020년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
대출금리 연말 연 6% 육박 전망
부동산 경기 침체도 불보듯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높였다. 미국 기준금리는 이제 1.5~1.75%로 한국은행 기준금리(1.5%)를 웃돌게 됐다. 한미 금리 역전현상은 10년7개월 만이다. 한미 금리 역전현상은 시중금리 인상은 물론 주식과 부동산 시장 등 한국 경제에 전반적인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외국인 자금 유출 본격화 제3의 외환위기 가능성도

정부와 전문가들은 한미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당장 한국 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져 금리역전 폭이 커지면 외국인 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커지게된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앞서 1999년 6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8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역전된 바 있다. 특히 한미금리 역전 폭은 2006년 5~7월에는 무려 1%P까지 확대됐다. 2006년 5~8월 사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조8000억원어치를 매도했고, 이 기간 코스피는 9.5% 하락했다.

미연준 지도부가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이어갈 경우 2020년말 미국 기준금리는 3.25~3.50%까지 높아지게 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빨라지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외환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음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올리면 1994년과 2004년 미국의 금리 인상 후 각각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신흥국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것 처럼 이번에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제3의 외환위기 재발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로 올해 하반기부터 자본 순유출로 반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담대 금리, 연말 4.6% 오를수도 부동산 시장에 ‘나비효과’ 우려

금융 전문가들은 미연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은 ‘한국 금리인상→유동성 축소→부동산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은 미국 금리 인상에 연동해 함께 오르는 시중은행 대출금리(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가 5%를 넘어 연말에는 최고 연 6%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빚을 빌려 부동산을 산 가계부담이 갈수록 커지게 된다.

현재 시중은행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은 연 2% 후반에서 연 4% 초반, 고정금리형은 연 3% 후반에서 연 4% 후반을 형성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위험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 부동산 경기는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 당시 한국 부동산 경기는 극심한 침체에 빠졌던 전례가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작년 보고서를 통해 올 12월 국내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최대 4.59%까지 오르며, 평균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면 저신용가구가 부담해야 하는 금리는 9.24%에 주택시장 부담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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