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부용 이사장 취임식…등기부 상에는 이름 못올려

박인호 이사장측 내달 정기총회 강행…재선 도전 여부 고심

양측, 총회 효력정지 가처분…법원 판결전까지 혼란 불가피

▲ 울산CC / 울산시 제공
지난 18일 열린 울산컨트리클럽(이하 울산CC) 정기총회(본보 3월19일자 7면 보도)에서 선출된 박부용 이사장이 취임했다. 그러나 인감 변경으로 등기부 상 등재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맞서고 있는 박인호 이사장 측이 예정대로 다음 달 정기총회를 강행해 새 이사장을 선출할 방침이어서 법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울산CC는 22일 클럽하우스 2층 그릴에서 전현직 임원과 종사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2대 박부용 이사장 취임식을 열었다.

박부용 이사장은 “이번 사태로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화합을 통한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C 내분에 대해서는 “박인호 이사장 측은 18일 정기총회를 무효라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 측은 정기총회를 4월로 연기한 11일 임시총회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라며 “내달 정기총회에서 이사장이 선출될 경우 법원 판단에 전적으로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부용 이사장은 이날 취임식을 올렸지만 등기부 상 CC 경영자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다. 이사장 변경에 대한 등기 작업이 원활치 못한 때문이다.

울산CC 관계자는 “이사장 변경 등기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박인호 이사장 측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지난 19일자로 법인 인감을 변경한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인감이 없어 등기가 지연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등기부등본 상 울산CC 대표자는 박인호 이사장이다.

이에 맞서는 박인호 이사장 측은 예정대로 4월15일 정기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기존 입후보자 외에 오는 29~30일 새 입후보자 등록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박 이사장 측 관계자는 “박인호 이사장은 이미 임시총회에서 사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확인해 명예를 회복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논란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재선 도전 여부는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박인호 이사장과 반대 측 모두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각각 울산지법에 정기총회-임시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가처분 신청에서 법원이 한 쪽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이에 반발해 본안 소송을 제기할 경우 진통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등록 라운딩 등을 통해 수천만원을 배임·횡령했다는 고소·고발 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울산지방경찰청은 22일 울산CC C본부장과 팀장 2명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입건하고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29일부터 11월21일까지 전산에 등록하지 않고 캐디들과 공모, 40여건의 미등록 라운딩을 통해 무료 라운딩을 주선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배임·횡령 규모는 2000만원대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본보 3월21일 7면 보도)한 감사자료 등을 분석해 향후 관련인들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조사도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울산CC 사원(주주) 40명이 고소해 시작된 울산CC 박인호 이사장에 대한 조사도 자료 분석을 마치는대로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박 이사장은 최근 2년간 3000여만원 상당의 미등록 라운딩을 주선하고 식대를 제대로 정산하지 않았다는 혐의(업무상 횡령 및 배임)로 고소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박 이사장에 대한 검토가 조금 더 필요하다”며 “현재까지 입건된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춘봉·김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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