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산학융합지구’가 지난 23일 준공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산업단지와 대학을 공간적으로 통합하고 현장중심의 산학융합형 교육을 도입, 연구개발(R&D)-인력양성-고용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지역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성장 산업육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와 함께이다. 하루 빨리 울산 산학연 협력 생태계의 구심점이자 R&D 중심으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 성장정체에 직면해 있는 울산경제의 새 활로개척에도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울산산학융합지구는 남구 두왕동 테크노산업단지 내에 울산대관, UNIST관, 기업연구관 등 3개동(부지 7만6065㎡, 건축면적 2만9677㎡)으로 구성돼 있다. 울산대 첨단소재공학과·화학과, UNIST 제어설계공학과·경영공학과·기술경영전문대학원, 울산과학대 환경화학공업과의 캠퍼스가 자리잡았다. 학생은 모두 971명, 교원은 62명이다. 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분원 등 3개 국책연구소와 50여개의 민간기업연구소가 입주해 있다. 즉 새로운 기술을 창출할 수 있는 주체인 대학과 기업전문가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현장 중심의 교육체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대학의 선순환구조를 통해 지식기반산업을 근간으로 자급자족하는 도시를 추구할 수도 있다.

시대적 요구를 좇아가는 새로운 시도임은 분명하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시급한 것이 지역인재 유출을 막고 새로운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다. 실력있는 연구인력과 현장인력의 첨단화 없이는 산학융합지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방정부와 지역사회의 역할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과감한 투자와 전향적인 제도개선에 나서 첨단 기술 중심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학생·교수 등 현장·연구인력과 투자가들이 몰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교수들의 자문을 받고, 기업의 연구원들은 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졸업생들은 인근 기업에 취업을 하는 선순환 모델을 안착시키기 위해서라도 전국 최하위 수준의 R&D투자를 확대, 척박한 연구여건을 개선시켜야 한다. 또 울산·미포 및 온산국가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교통요지에 위치한 울산 산학융합지구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 11만여명에 달하는 이들 국가공단의 현장인력을 전문·첨단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울산의 4차산업혁명 선도를 위해서도 절실하다.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1980년대 황금기이던 뉴욕의 월스트리트를 마다하고 창업정신을 가진 우수한 스탠포드대학의 졸업생들이 지역에 남아서 이뤄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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