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킹키부츠 출연한 정성화
여장한 남자가수역 맡아 ‘열연’
뮤지컬어워드 남우주연상 수상

▲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드랙퀸(여장한 남자 가수) ‘롤라’ 역을 맡은 정성화.

“15㎝ 힐 위에 오르는 건 여전히 적응하기 어려워요. 사용 안 하던 근육 이곳저곳이 아프고 쑤시죠. 그래도 무대 위에 오르면 아프고 부담됐던 건 싹 잊힙니다. 제가 등장하면 관객들이 굉장히 환영해주는데, 그 에너지가 배우로서 살아있다는 기쁨을 느끼게 해줘요.”

오는 4월1일까지 3번째 시즌을 진행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드랙퀸(여장한 남자 가수) ‘롤라’ 역을 맡은 정성화(43)는 2016년 공연에 이어 올해도 존재감을 한껏 과시했다. 그는 이 역으로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커다란 몸집을 빨간 미니스커트와 높은 굽 부츠에 욱여넣은 채 노래하고 춤추는 그가 무대 위에 등장할 때마다 객석 집중도는 한껏 높아진다. 그는 과장되게 연출한 속눈썹을 깜빡이며 시종 웃음 폭탄을 안기지만, 어느새 “너 자신이 되어라. 타인은 이미 차고 넘친다”며 객석을 토닥이기도 한다. 말 그대로 관객을 쥐락펴락하며 세 시간 공연을 이끈다.

최근 공연이 열리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정성화는 “첫 공연 때는 롤라가 가진 끼나 웃음이 먼저 보였었는데, 두 번째 공연에서는 그 웃음 뒤 상처가 더 많이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여성스럽게 말하는 롤라는 언뜻 코믹하게 비치기도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진지하고 성숙한 매력을 발산한다. 여장 남자라는 꼬리표에 붙은 편견을 당당하게 극복하고 더 나아가 타인의 모습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안다.

“밝고 긍정적인 롤라지만 여장 남성으로서 얼마나 많은 손가락질과 상처를 받았겠어요. 그래서 공연 초반엔 롤라가 가진 유머러스한 모습이 더 강조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후반부에 롤라가 지닌 아픔이 드러났을 때 관객분들이 더 짠하게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했죠.”

그는 향후 뮤지컬 연출이나 영화 등으로 활동 보폭을 넓힐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영화 ‘스플릿’(2016)에서 악역을 연기한 바 있다. 그는 특히 ‘뮤지컬 영화’ 장르에 관심이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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