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활약 한국선수 최고참
스윙교정으로 16언더파 기록
우승상금에 홀인원 부상까지

▲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에서 진행된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KIA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지은희가 트로피를 들고 밝게 웃고 있다.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지은희(32)가 결정적인 홀인원 한 방을 앞세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지은희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55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지은희는 공동 2위 크리스티 커, 리젯 살라스(이상 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27만달러(약 2억9000만원)를 받았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 가운데 최고참인 지은희는 지난해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 이후 5개월 만에 투어 통산 4승째를 수확했다.

10년 전인 2008년 6월 웨그먼스 LPGA 대회 정상에 오른 지은희는 2009년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을 제패하며 투어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좀처럼 우승권에 다가가지 못하고 상금 랭킹 30~40위권을 맴돌았다. 2010년부터 스윙 교정을 시작한 것이 경기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 나왔고, 나이도 어느덧 30을 넘기면서 이제 은퇴 시기를 정하는 일만 남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대만 대회에서 8년 3개월 만에 우승의 기쁨을 누린 지은희가 이번 대회에서 또 승수를 추가하면서 이제는 ‘제2의 전성기’라는 찬사까지 나올 판이다.

3라운드까지 김인경(30), 살라스와 함께 11언더파 공동 선두였던 지은희는 13번 홀(파4)을 마쳤을 때만 하더라도 커에게 불과 1타 앞서 있었다.

커가 13, 14, 16번 홀에서 계속 한 타씩 줄이며 야금야금 따라붙은 결과였다. 1타 차로 불안한 선두인 상황에서 지은희는 166야드 14번 홀(파3)에 섰다.

7번 아이언으로 날린 티샷은 홀 안으로 향했고, 이 한 방으로 지은희는 3타 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지은희는 곧 이은 15번 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를 기록했지만 3타 차로 추격하던 커 역시 17번 홀(파5)에서 한 타를 잃으면서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 대회 우승 상금 외에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세단 스팅어를 받은 지은희는 홀인원 부상으로도 기아자동차 소렌토를 받게 돼 자동차 2대가 한꺼번에 생겼다.

전날 3라운드를 마친 뒤 지은희는 “겨울에 스윙을 교정해 거의 완성 단계”라며 “최근 몇 년 스윙을 바꾸려고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제 새로운 스윙에 적응한 덕분에 샷이 나아졌다”고 이번 시즌 좋은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얀 얼굴에 검은 옷을 즐겨 입어 ‘미키 마우스’라는 별명이 있는 지은희는 방송 인터뷰에서 “오늘 샷 감이 좋았고, 퍼트도 잘 들어갔다”며 “다음 주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자신감을 얻게 돼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인경이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4위, 이정은(30)은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7위에 각각 올랐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준우승자 최혜진(19)과 올해 LPGA 투어 신인 고진영(23)은 나란히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고진영은 이번 시즌 5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1회를 포함해 10위 안에 네 차례나 이름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이번 시즌 열린 6차례 LPGA 투어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고진영(호주오픈), 박인비(파운더스컵), 지은희 등 3승을 따냈다.

나머지 3개 대회에서는 미국 선수들인 브리트니 린시컴(바하마 클래식), 제시카 코르다(혼다 타일랜드), 미셸 위(HSBC 월드챔피언십)가 우승컵을 가져갔다.

또 KIA 클래식에서는 지난해 이미림에 이어 올해도 한국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LPGA 투어 다음 대회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서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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