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생산·수출·내수 감소에다 통상임금,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감축 등 5중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다. 국내 생산이 2년 연속 줄어들면서 2016년 국가별 자동차 생산량 순위에서 인도에 밀려 6위로 떨어진 상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크게 의존해 온 지역경제 또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걱정이 적지 않다. 조선 등 주력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로 경제 전반에 활력을 잃고 있는 울산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산업수도’ 울산경제는 수년째 방향타를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 온 수출경쟁력 약화로 저성장의 늪에 빠진지 오래다. 한국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서도 울산은 생산, 수출, 소비, 투자, 고용 등 경제지표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 말까지 22개월 연속 감소했고, 탈울산 행렬은 26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산업기반 약화조짐도 보이고 있다. 울산을 찾는 신규 투자자의 발길이 뜸하다. 높은 지가와 노사문제를 피해 지역 주요 기업들도 신규 공장을 울산에 지으려 하지 않는다. 상당수의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해외로 발길을 돌린 상태다. 중견기업의 몰락도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생산시설을 집중,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정유·석유화학업종이 신·증설에 나서고 있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지경이다. 미래성장잠재력을 점쳐 볼 기반시설 투자 또한 정부의 외면으로 번번히 좌절되고 있는 울산의 앞날이 어찌될지 고민만 거듭된다. ‘울산의 위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미중 무역전쟁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에 중간재를 대량 공급해 온 한국의 대중수출이 20%나 급감, 전체 수출액의 5%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데, 울산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유화가 포함돼 있다. 기우에 그치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