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철희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인간은 태어나서 환경이나 교육에 의해 상당부분 내면적인 부분과 외면적인 부분이 결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교육은 어릴수록 좋고, 특히 언어나 예의범절 등은 어릴수록 빨리 배우고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최근 몇 년간 대학가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신입생 환영행사에서 보기 좋지 못한 일들이 간간이 발생하고 있다. 신입생이나 후배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술을 먹여 사망에 이르는 사건부터, 음주로 인한 남녀 선후배간의 의도치 않은 신체접촉을 통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해 언론에 좋지 못한 소식이 간혹 오르곤 했다. 서두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인간은 만들기에 달려있고, 어떻게 교육시키느냐에 따라 습관과 잠재능력이 형성된다. 대학 신입생 때 잘못된 음주습관과 문화에 길들여진다면 그다음 후배에게도 똑같은 문화가 계승되고 고착화될 것이다.

최근 ‘미투 운동’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미투 운동’에서 드러난 잘못된 관습과 전통의 근본 뿌리는 개인의 습관형성과 조직문화에 기인한다고 할수 있다. 도덕적인 면에 저촉된다고 생각하나 조직이나 사회의 관례, 즉 관습과 전통이라는 강력한 합리화로 모럴해저드의 기준을 압도하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곤 한다. 어떤 것이든 오래하다 보면 정신과 육체가 체질화가 된다.

음식도 그러하다. 중년 나이의 사람들은 옛날 어린시절 어머니가 끓여준 된장찌개에 익숙해져 있다. 성장해 어른이 되어도 어린시절 어머니께서 끓여준 숨결과 손맛이 느껴지는 된장찌개를 잊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요즈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좋지 않은 뉴스들은 관습의 좋고 나쁨의 여부를 떠나 관습과 전통에 따라 흘러가고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초창기 개척자들과 선구자들의 체질화 내지 체계화는 위대하다고 할수 있으며, 이러한 초창기 선구자들의 체계적인 관습과 좋은 전통들이 잘 유지되도록, 선배가 후배들에게 아름다운 전통을 물려줄수 있도록, 각자가 좋은 체질화를 시켜야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모든 품행과 사상이 어린시절부터 밝고 건전하게 길들여져 있다면, 어떠한 상황하에서도 우리의 생각과 행위들은 밝고 건전하게 빛을 발하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다. 좋아하고 기뻐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직업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기준을 가지고 직업을 선택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연봉이며, 적성이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수 있으면 좋겠지만 두가지를 모두 충족시키기란 어려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을 함으로써 즐거움을 가지는 것이다. 아무리 연봉이 높다 하더라도 하루하루가 힘들고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면 그 일을 오래동안 지속할수도 없다. 그러나 아무리 즐거운 일이라 할지라도 변질되거나 원래의 본질이 퇴색되지 않기 위해서는 구성원들간 좋으면서 선한 문화의 체질화가 필요하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처음을 지나 중간쯤에 어떠한 습관과 전통을 바꾸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의 습관과 행위는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청년기에 접어든 대학 신입생들. 이들의 습관과 전통을 아름답게 정착시키는 것은 그들 자신만의 문제로 돌릴 것이 아니라 그들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책임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허철희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