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광수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

1971년 정주영 회장이 500원짜리 지폐의 거북선 그림 하나로 영국으로부터 510억원의 차관을 받아서 허허벌판에 50만t규모의 조선소를 지으면서 울산조선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조선해양산업은 역사상 최단기간 내 최대의 건조실적을 자랑하며 한국경제발전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러나 최근 세계경제 둔화와 저유가 등에 따른 선박발주물량의 감소로 조선산업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4차산업혁명의 급속한 전개와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친환경 선박(Eco-Ship)과 스마트 자율운항선박(Smart Autonomous Ship)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적 상황 속에서 울산산학융합지구내 ICT융합의 혁신거점이 될 ‘조선해양 하이테크타운’의 첫 삽을 뜨는 기공식이 개최돼 의미가 매우 크다.

4차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지능정보기술을 조선해양, 자동차 및 석유화학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여 새로운 제품, 서비스 및 프로세스를 창출하는 경제·사회의 대혁명이다.

2016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미래학자 클라우드슈밥은 “4차산업혁명은 우리가 ‘하는 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류’자체를 바꾸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경제사회 대변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따라서 모든 산업에서 기존 틀과 관념을 깨는 혁신적인 자세로 4차산업혁명을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 만약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아날로그 시대의 리딩기업인 노키아, 코닥, 토이저러스처럼 잘 나가던 기업도 한순간에 몰락의 운명을 맞이할 수 있다.

앞으로 2019년 7월에 완공될 하이테크타운이 조선해양산업에 ICT지능정보기술을 융합하여 경쟁력을 제고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데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먼저 울산시와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조선해양 Industry4.0s 사업을 통해 Smart Ship, Shipyard, Service를 구현하여 친환경, 스마트 자율운항선박의 시대를 열어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조선해양 ICT융합 중소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응용 SW기술을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SW개발자환경과 다양한 Data를 수집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물인터넷(IoT) 및 빅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상/증강현실(VR/AR), 3D, 스캐닝,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설계도관리 원격유지보수, 안전운항, 에너지관리, 충돌회피지원, 선박평형수관리 등 22개 분야의 응용SW기술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3월8일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2014~2016년 스마트 공장을 구축한 28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생산성은 30% 증가하고 불량률은 45% 감소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2021년까지 생산과 고용을 늘리고 혁신성장을 이끄는 스마트 공장을 2만개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측면에서 조선해양산업분야에서도 3D프린팅 기반의 선박부품제조, 디지털 트윈 구축 및 운영, Big Data 로봇기반의 제조생산관리, AR/VR 기반의 훈련프로그램, 스마트 Supply Cain구축 등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나가고, e-Navigation 구축 및 인공지능 기반의 예지적 유지보수 등을 통해 안전한 선박제조 및 운항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2002년 11월 스웨덴 말뫼 조선소에서 1달러에 골리앗 크레인을 인수해 울산으로 가져올 때 스웨덴 말뫼의 눈물을 기억하며 “생즉사, 사즉생”의 자세로 우리 모두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하는 때라고 본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사의 유례없는 초고속 성장을 이룬 울산의 조선해양산업이 하이테크타운이라는 디지털 대장간에서 지능정보기술과 융합을 통해 더 강하고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길 희망해 본다.

장광수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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