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세가 한풀 꺾였다. 소나무재선충병 청정지역 선포를 목표로 방제책임제를 시행한 결과다. 행정기관은 물론 군부대와 도로공사까지 협력해 방제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북구를 제외한 4개 구군의 재선충병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내친 김에 근절대책과 선제적 예방대책을 마련, 울산이 소나무재선충병 청정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울산시와 울주군 등에 따르면 28일 현재 올해 울산지역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 발생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지역에서 유일하게 재선충 극심지역으로 지정됐던 울주군은 극심지역 탈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군은 2014년 하반기~2015년 상반기 6만7809그루의 피해 고사목이 발생해 극심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6년 상반기 무려 15만3695그루를 잘라내는 등 재선충병에 속수무책이었다. 당시 군의 발병량은 전국의 10% 이상을 차지했고, 부실 방제에 따른 정부의 기관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후 군은 집중적인 고사목 방제에 나섰다. 지난해 상반기 발병을 10만9947그루로 줄인 뒤 올 상반기에는 7만8797그루까지 감소시켰다. 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책임방제구역제와 지상연막방제 등을 도입하면서 효과를 본 것이다.

중·동구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시한 방제를 통해 20~30%대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남구는 457그루에서 566그루로 소폭 늘었지만 사실상 청정구역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북구는 1만8909그루에서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피해목들에 대한 제거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매개충의 산란처가 된 때문으로, 예산이 확보될 경우 고사목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 전망이다.

문제는 사업비의 70%에 달하는 산림청의 방제 예산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의 재선충병 고사목이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어렵사리 안정화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현 시점에서 조금만 방제에 소홀해도 급속히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걱정이 크다. 재선충은 식물에 기행하는 선충으로 암컷은 0.7~1.0㎜, 수컷은 0.6~0.8㎜ 크기에 불과하지만 재선충 1쌍이 소나무에 침투하면 20일만에 20만마리로 증식할 만큼 무서운 번식력을 지니고 있으며, 감염된 소나무는 수개월 내에 고사될 정도로 치명적이다. 즉 99.99%를 방제하더라도 0.01%가 삽시간에 주변 나무를 감염시킬 수 있기에 마지막 0.01%의 방제와 사전 예방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요 예산을 적기에 지원, 완전방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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