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원위원회 열려…‘세월호 조사방해’ 황전원 위원에 유족 거센 항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방문해 “정부가 잘못한 부분까지 살펴볼 것”

▲ 29일 오후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전원위원회에서 위원장에서 선출된 장완익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조위)’ 위원장에 장완익 변호사가 선출됐다.

특조위는 29일 오후 1시 제1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위원 9명의 만장일치로 장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국회의장 추천으로 특조위원이 된 장 위원장은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2006년에는 대통령소속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에서 상임위원 겸 사무처장을 맡았다. 

장 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세월호 참사는 생명보다 돈을 중시한 자본의 탐욕에 의해 국민 생명에 위해가 가해지는 상황을 국가가 방치한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의 병폐로 인해 발생한 것인 만큼 치유와 회복도 사회가 나서야 하며, 특조위가 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 위원장은 ”피해자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조사 결과를 진상규명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성역 없이 전면적으로 조사하겠다. 또 피해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민간에서 약 80명을 채용하고 부처에서 30여명을 파견받아 사무처를 꾸릴 계획이다. 본격적인 조사 활동은 7월께 시작될 전망이다.

특조위 안에는 ▲ 가습기살균제사건 진상규명 ▲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 안전사회 ▲ 지원 등 4개 소위원회가 꾸려져 해당 분야 조사를 하거나 지원업무를 맡는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자유한국당 몫으로 임명된 황전원 위원이 세월호 유가족들의 저지를 뚫고 회의실 입장을 하는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이 일었다.

회의 도중 발언권을 얻은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정명선 운영위원장과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황 위원은 세월호 특조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당시 여당과 청와대에 회의 내용을 보고하고 지시받은 대로 이행하며 피해자 참여를 철통같이 막았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황 위원은 ”유가족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 죄송하다“면서 ”이번 특조위에서는 진상조사보다는 정부의 피해자 사후지원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회의가 끝난 뒤에도 유가족들은 황 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그가 회의장을 못 나가도록 약 1시간 동안 가로막았다.

특조위원들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서울 강서구에 사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박모(58)씨를 만나 ”너무 늦게 온 것 같아 죄송스럽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2008년 7월 갑자기 쓰러져 올해로 10년째 투병 중인 박씨는 현재 호흡 능력이 13%에 불과할 정도로 폐 손상 정도가 심각한 상태다. 

남편 김모(63)씨는 ”아내가 기관지가 좋지 않아 2007년부터 약 1년간 이마트에서 만든 자체 브랜드(PB) 가습기 살균제를 하루도 빠짐없이 사용했다“면서 ”집사람에게 좋으라고 넣어줬는데 이게 독약이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중환자실을 드나든 것만 13번인데 작년 4월부터는 인공호흡기가 없으면 아예 호흡이 어렵다. 피해자가 정말 많은데 지금부터라도 위원회가 열심히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박씨는 특조위원들을 향해 ”감사합니다“고 말했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산소를 공급하는 기기에서 몇 차례 경고음이 나오고 박씨가 목에 연결된 관을 잡으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자 특조위원들은 아무 말 없이 한참 바라보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박씨의 손을 꼭 잡은 채 ”정부 조직으로 만들어졌지만 정부가 잘못한 부분까지 밝히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제대로 살펴보겠다“면서 ”피해자, 가족 말씀을 잘 듣고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특조위원들은 약 20분간 머무른 뒤 경기 안산으로 향했다. 이들은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의 넋을 기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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