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ANA 인스퍼레이션 출전
페어웨이 좁아 ‘우승’ 자신감
부모님과 세리머니하고 싶어

▲ 박인비가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조미라지 미션힐스골프장에서 열린 ANA 인스퍼레이션 프로암대회에 참가, 남편이자 코치인 남기협씨와 동반 플레이어의 공을 바라보고 있다. LPGA 제공

‘골프 여제’ 박인비(30)가 아버지(박건규씨)에게 ‘갤러리 그랜드 슬램’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랜초 미라지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달러)에 출전한다.

대회 개막에 앞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는 엄마, 아빠, 동생까지 모두 왔다”며 “아빠가 ‘갤러리 그랜드 슬램’을 해보고 싶어 하시는데 메이저 가운데 이 대회에서만 2013년 우승할 때 안 계셨다”고 설명했다.

우승자가 연못에 뛰어드는 전통이 있는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통산 8승에 도전하는 박인비는 “이번 주에 기회가 된다면 부모님 앞에서 우승해서 연못에 빠지는 영광을 누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인비는 이렇게 우승에 대한 각오를 밝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앞으로 골프를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많은 것을 이뤘는데 앞으로 남은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골프를 즐기는 것”이라고 답한 박인비는 “최근 몇 년 사이에도 골프를 즐기면서 하겠다고 말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는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주 전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그는 “결과에 연연하게 되면 골프가 잘되지 않을 때 골프가 싫어지더라”며 “앞으로도 오래 골프를 하려면 결과와 관계없이 골프 자체를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2년간 부상으로 연달아 시즌을 8월에 일찍 마감했던 박인비는 마음의 부담도 훨씬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주위 관심이 덜해지고, 이제 은퇴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더 동기부여가 되느냐”는 물음에 “그렇지는 않다”며 “나 자신도 나의 경기력에 의심하거나, 놀랄 때가 많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예전에는 매 대회 기자회견에 참석해야 했지만, 올해는 이번이 두 번째”라며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게 되니 골프에 더 전념할 수 있다”고 좋아했다.

현재 세계 랭킹 9위인 박인비는 ‘세계 1위’의 부담감에 “지금 세계 1위가 아닌 것이 저에게는 다행”이라며 “물론 세계 1위가 되는 것도 좋지만, 거기에서 내려와 있는 것도 충분히 즐길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코스가 최근 6, 7년 사이에 가장 상태가 좋은 것 같다”며 “그린이 빠르고, 러프도 길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그린이 부드럽고 러프 역시 그렇게 높지 않았으나 이번 대회는 메이저 대회답게 코스 세팅이 됐다”며 “그린이 빠르고 페어웨이도 좁아 나에게 아주 잘 맞는 코스”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드라이버샷 정확도와 바람을 계산한 아이언샷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컴퓨터 퍼트’로 불릴 정도로 그린 위에서 강점을 보이는 그는 “2주 전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며 “지난주 대회(KIA 클래식)에서는 퍼트가 또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회가 장타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에 박인비는 “만일 러프가 길지 않다면 그럴 수 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장타자가 아닌 선수들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