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에게만 알리고 학생들에겐 '쉬쉬'" 논란

▲ 사고 대응 자료[카이스트 제공=연합뉴스]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불산으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 청소근로자 1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31일 KAIST 측에 따르면 30일 오후 2시 43분께 정보전자공학동 4층에서 화학물질이 일부 누출됐다.

    이날 사고는 청소근로자 A씨가 화학물질을 청소용 세척제로 오인, 청소에 사용하려다가 생긴 일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학교 측은 화학물질에 노출된 A씨를 즉각 응급조치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이 화학물질은 학생들이 사용하고 남은 것을 폐기처분 하지 않고 캐비넷에 넣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물질이 담긴 플라스틱 통에 '불산'이라고 적혀 있어, 학교 측은 해당 약품을 불산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 200ml 분량의 화학물질을 다른 세척제 통에 붓자 곧바로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A씨가 이를 흡입했다.

    호흡이 힘들고, 기침이 심해지는 등 몸에 이상을 느낀 A씨는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학내 클리닉센터를 찾아 응급조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혈액검사에서 불산이 검출되지는 않았으며, 현재 안정을 찾았다고 학교 관계자는 설명했다.

    학교 측은 사고 후 교수들에게 조기 퇴실을 요청했지만, 학생들에게는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회는 학교의 조치에 항의하고, 전체 학생들에게 해당 건물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알렸다.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학교 측은 하루 뒤인 이날 오후에야 전체 재학생에게 관련 내용을 전파했다.

    학교 측은 사고 후 세척제 통이 있던 화장실과 정보전자공학동 4층 구역에 대해 불산 농도를 측정했지만, 불산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화확물질이 누출된 건물 전체를 점검한 결과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화학물질에 대한 성분 검사를 의뢰하고, 청소근로자들에 대한 특별 안전교육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주의 문자가 교수들에게만 전달됐다"며 "이번에 누출된 약품이 불산일 확률이 1%라도 된다면 전 구성이 대피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전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불산은 불화수소를 물에 녹인 휘발성 액체로, 강력한 독성을 지녀 직접 닿거나 증기를 흡입할 경우 심각한 인체 손상을 초래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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