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용 감독 한일합작 영화
도플갱어등 독특한 소재로
멜로영화의 지평 한층 넓혀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 ‘바람의 색’은 독특한 색깔의 멜로영화다.

각자 연인을 떠나보낸 료(후루카와 색우키)와 아야(후지이 다케미)가 홋카이도에서 옛 연인과 똑 닮은 서로를 만나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서스펜스나 스릴러에서 나올 법한 도플갱어(분신·복제)와 마술사가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곽재용 감독은 “요즘은 멜로영화 소재가 고갈되고, 멜로드라마 자체도 많이 없어졌다”면서 “멜로영화의 지평을 넓히고 싶어 다른 장르에서 주로 사용되는 도플갱어, 실종, 정신병, 마술 등의 소재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번 신작은 일본 홋카이도에서 일본 배우들과 함께 찍었다.

10여 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43일 만에 촬영을 마쳤다.

곽 감독은 이 작품을 “일본영화도 한국영화도 아닌 ‘곽재용 월드’”라고 소개했다.

이야기는 물론 영상, 음악, 다른 작품에 대한 오마주까지 곽 감독이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 넣었기 때문이다.

2002년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참석차 홋카이도를 방문한 곽 감독은 그곳의 신비로운 분위기에 반해 판타지 로맨스를 떠올렸다고 한다.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사라집니다. 사람이 사라진 자리는 진공으로 남고, 그 진공은 바람으로 채워지죠.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피부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바람처럼 손에 잡히거나 보이지는 않지만, 사실은 존재하는 것이죠. 제목 ‘바람의 색’은 결국 마음의 색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지난 1월 일본에서 먼저 개봉됐고, 지난달 15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아시안 팝업 시네마 시즌6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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